홍성군 광천읍 필락(Feel-樂) 시니어봉사단

이준순(오른쪽) 필락(Feel-樂) 시니어봉사단장과 김경자 총무가 이불빨래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홍성군 제공
이준순(오른쪽) 필락(Feel-樂) 시니어봉사단장과 김경자 총무가 이불빨래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사진=홍성군 제공
"제 몸 하나 간수하기 힘든 노인들이 이불빨래까지 하는 것은 불가능에 가까워요. 이불을 빨아 다시 갖다 주기만 해도 독거노인들에게는 큰 힘이 됩니다."

이준순(66) 홍성군 광천읍 필락(Feel-樂) 시니어봉사단장은 거동이 불편한 노인들을 위한 이불빨래 봉사에 상당한 자부심을 보였다.

필락 시니어봉사단은 지난 2018년 2월 광천읍에 거주하는 65세 이상 노인 31명으로 구성된 충남 최초의 시니어봉사단이다. 어쩌면 봉사를 받아야 할 연령의 단원들이 이불빨래 봉사뿐 아니라 노인자살 예방 멘토링 활동을 병행하고 있다.

"내 나이가 올해 66살인데 봉사 대상 독거노인이나 다른 봉사단원들에 비하면 어립니다. 한 살이라도 젊을 때 봉사해야죠."

이 단장의 얼굴과 손등에는 세월의 흔적이 역력했지만 봉사활동에 대한 마음가짐 만큼은 젊은이들 못지 않다.

필락 시니어봉사단이 매달 두 차례씩 2년 이상 봉사활동을 펼치면서 광천읍의 독거노인들에게도 많은 변화가 찾아 왔다. 처음에는 단원들에 대한 경계가 심했지만 이젠 단원들의 방문을 손꼽아 기다리고 있다.

"봉사활동을 시작했던 첫 해는 빨래를 수거하는 것부터 힘들었어요. 내 것을 남에게 맡긴다는 것 자체에 거부감을 갖는 분들이 많았는데 차차 마음을 열어주시더라고요."

이 단장은 "독거노인들은 지금은 봉사단원들과 스스럼없이 지내고 있지만 활동 초기에는 우여곡절이 많았다"고 털어 놓았다.

필락 시니어봉사단은 봉사단원 대부분이 고령이다 보니 65세인 김경자(65) 총무가 가장 막내다.

봉사단원 중 유일하게 자동차를 운전할 수 있는 단원이어서 이불 수거와 배달 등 궂은 일을 도맡아 하고 있다.

그는 과거 만성 신부전증으로 힘겨운 혈액투석 치료를 받아오던 중 2013년 신장 기증자를 만나 새 삶을 찾게 되면서 봉사활동에 나서게 됐다. 그때부터 빚을 갚아나가는 마음으로 봉사활동에 전념하고 있다고 한다.

이 단장과 김 총무는 봉사활동을 통해 베풀고 살면서 오히려 그것보다 더 큰 `내 마음의 위안`을 얻었다. 타인에게 베푼 만큼 위안을 얻으니 봉사활동이란 결국 나 자신을 위한 활동이라는 것이다.

이 단장은 "시니어봉사단이 더욱 활성화 돼 앞으로 광천읍뿐만 아니라 군내 다른 지역으로 확대됐으면 좋겠다"고 말했다.김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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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준순(왼쪽) 필락(Feel-樂) 시니어봉사단장과 김경자 총무가 이불빨래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김성준 기자
이준순(왼쪽) 필락(Feel-樂) 시니어봉사단장과 김경자 총무가 이불빨래 봉사활동을 하고 있다. 김성준 기자
필락(Feel-樂) 시니어봉사단이 이불빨래 봉사활동을 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홍성군 제공
필락(Feel-樂) 시니어봉사단이 이불빨래 봉사활동을 한 뒤 기념촬영을 하고 있다. 사진=홍성군 제공

김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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