친일파 작사·작곡 24곳 중 동창회 반발로 개정은 2곳

충남도교육청의 일제잔재 청산작업 중 핵심 과제인 친일 교가 개정이 지지부진한 실정이다.

도교육청은 지난 2018년 말부터 도내 초·중·고교 713개를 대상으로 △일본인 학교장 사진 게시 △친일경력자 작사·작곡 교가 △학생 징계 항목에 항일운동 탄압 항목잔존 여부 △학교 교훈의 일제 관련성 △학교 상징에 일제 잔재 잔존 등을 조사했다.

조사 결과 친일 경력자가 작사·작곡한 교가를 사용하고 있는 학교는 24개, 공개 장소에 일본인 학교장 사진을 게시한 학교는 29개, 학생 징계 항목에 항일운동 탄압 언어가 남아 있는 학교는 100개로 나타났다.

도교육청은 이 학교들에 대해 일제 잔재 청산 작업을 진행하고 있지만 친일 인사가 작사·작곡한 교가 교체와 관련해서는 난항에 부딪혔다.

일제잔재 청산 작업이 진행된 이래 지금까지 친일 인사가 만든 교가를 개정한 학교는 태안 고남초와 천안 입장초 2곳에 불과하다.

충남의 초·중·고교에서 아직까지 사용되고 있는 친일 경력자의 교가는 김동진 작곡 3개교, 김성태 작곡 11개교, 이원수·이진호·김완진 등의 작사 8개교를 포함해 모두 22개 학교나 된다.

이 가운데 도내 10개 학교는 교가 개정 절차를 진행 중이며, 12개 학교는 기존 교가를 유지하겠다는 입장이다.

이처럼 친일 교가 개정이 어려움을 겪고 있는 것은 선후배가 함께 부르며 동질감을 갖도록 하는 교가 변경에 대해 졸업생과 동창회의 반발이 거세기 때문이다.

도교육청은 반대가 심한 학교의 교가를 강제로 개정할 수는 없지만, 최소한 친일 인사가 작사·작곡한 교가와 관련 학생들에게 역사 교육을 진행하겠다는 방침이다.

이밖에 도교육청은 공개 장소에 일본인 학교장 사진을 게시한 학교 29곳 중 11곳의 사진을 철거해 교육 자료로 활용하도록 했고, 18곳은 단순 철거만 진행했다.

또한 학생 생활규정 중 징계 항목에 일재 잔재가 남아 있는 학교 100곳 중 53곳의 생활 규정을 개정했고, 47곳에 대해 개정 절차를 밟고 있다.

도교육청 관계자는 "동창회 활성화 정도가 큰 학교 일수록 교가 개정에 대한 반발이 거세 어려움을 겪고 있다"며 "오는 6월까지 2, 3개 학교의 교가를 더 바꿀 계획"이라고 말했다.김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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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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