뚝뚝 끊어진 채 제 기능을 하지 못 했던 대전 도심 공원의 활용도를 높여야 한다는 목소리가 힘을 얻고 있다. 공원 내 포장률이 높아 침수 피해가 우려되고, 시설물 노후도가 심한 것도 지역 공원의 개선점으로 꼽힌다. 시는 분절된 공원을 한데 이은 거대한 `숲` 조성의 밑그림을 그렸다.

22일 시에 따르면 지역 공원은 568개소로, 지난해 대전시민 147만 명을 기준으로 한 1인당 공원 면적은 16.72㎡다. 1980년 제정된 도시공원법에 명시된 1인당 필요 녹지 6㎡와 세계보건기구(WHO)가 제시한 최소 녹지 9㎡를 훌쩍 넘긴 수치다. 하지만 지역 공원 시설물의 노후 정도가 심하고, 공원 사이를 잇는 지하차도가 흉물스레 방치돼 상태 개선이 필요하다는 지적이 제기돼 왔다. 또 별다른 특색이 없어 볼거리도 미흡해 시민 이용률이 저조하며 활용도 또한 낮다.

특히 시청사 인근 보라매·샘머리 공원 등 10개 공원들은 차도로 분절돼 있어 공원 간 연계성이 떨어지고, 공원의 40% 가까이 보도블럭과 우레탄 등 시설물이 잠식한 탓에 폭염과 집중호우 등 기후변화에 취약하다. 지난해 폭염에 따른 지역 열대야는 23일을 기록했다.

시민들은 녹지 기능 활성화를 요구하고 나섰다. 지난해말 시가 주최한 공원녹지정책 관련 토론회에 참여한 시민 100여 명은 `노후화된 공원 시설 개선`, `단절된 공원간 접근성 향상`, `테마 개발을 통한 공원 활용도 제고` 필요성을 논의했다. 이날 서구 은평공원에서 반려견과 산책을 하던 시민 최모 씨는 "지역에 공원이 부족하지는 않다고 생각한다. 하지만 공원 시설이 낡고 비가 오면 산책이 어려울 정도로 정도로 물이 고이는 등 개선이 필요하다"며 "각 공원마다 특색이 있으면 시민 만족도가 크게 높아질 것 같다"고 말했다.

시는 지역 공원을 한데 이어 거대한 `도시림`을 만드는 센트럴파크 조성 사업을 추진한다. 우선 대전 심장부인 둔산 일원의 10개 근린공원을 친환경적으로 연계해 생태적 안정성을 확보할 방침이다.

시 관계자는 "친환경에 대한 관심이 커지며 시민들이 도심 근린공원에 바라는 기능이 다양해지고 있다. 공원이 단순한 산책로를 넘어선 정서 함향·환경변화 대응 기능 등을 갖추길 원하고 있다"며 "반면 지역 공원들은 여전히 과거 군사시설·도시계획시설 기능에 머물러있어 시민 욕구를 충족시키기에는 부족한 상황. 시민 사회의 기대에 부흥하기 위해 둔산 지역 공원을 연결해 거대한 녹지 생태계를 구축할 계획"이라고 말했다.천재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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