경기도 성남의 한 교회에서 코로나19 확진자가 대거 발생하면서 종교 집회를 둘러싼 논란이 커지고 있다.

지난 달부터 정부가 종교 집회 자제를 권고하고 나섰지만 일부 대형교회만 온라인 예배로 전환할 뿐 여전히 중소규모 교회에선 현장 예배를 강행하거나 자율적 판단에 맡기면서 집단 감염 우려를 키우고 있다.

16일 보건당국과 개신교계에 따르면 이날 성남 은혜의 강 교회와 관련한 코로나19 확진자가 46명으로 늘어났다.

대전 지역에서도 지역 교회의 25% 가량이 현장 예배를 고수하면서 지역 사회 전파 가능성을 높이고 있다.

대전시와 대전기독교연합회에 따르면 이날 기준, 지역 2450여 개의 교회 가운데 74%인 1800여 개의 교회는 온라인 예배 전환에 동참하고 있다. 그러나 25%에 이르는 600여 개의 교회에선 현장 예배를 이어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대전 동구의 한 교회는 주일 현장 예배를 자제하면서 자율적 판단에 따라 현장 예배도 드리도록 하고 있다.

현장 예배를 강행하는 교회들은 건물 방역과 신도들의 마스크 착용, 손 소독제 구비, 등록 신자 입장 등 코로나 예방 수칙을 내걸고 있지만 시민들의 불안은 가시지 않고 있다.

이 교회 신도인 원 모(42)씨는 "지난 8일까지는 각 가정에서 예배를 드리라고 했다가 지난 주일부터 다시 현장 예배를 재개했다"면서 "교회에 나오는 신도들은 마스크를 착용하고 좌석도 한 줄에 한 명씩만 앉는 등 코로나 예방 수칙을 지키고 있다"고 말했다.

이를 바라보는 시민들의 시선은 싸늘하기만 하다.

한 시민은 "코로나의 지역 확산이 현실화되는데도 집회를 여는 행위가 시민들에겐 불안 요소"라며 "개별 교회주의와 집단 이기주의에 매몰됐다는 부정적인 시선이 나올 수 밖에 없다"고 꼬집었다.

지난 달부터 정부가 지속적으로 종교계에 종교 집회 자제를 권고하고 지방자체단체장들도 동참을 요구하고 있는 데도 일부 교회가 집회를 강행하는 것을 두고 한국 교회의 배타성이 발현된 것이라는 비판도 나오고 있다.

천주교는 지난 달 25일부터 사실상 모든 미사 중단에 들어갔고, 불교도 대한불교조계종이 소속 사찰의 대중 법회를 중단한 터라 이목은 개신교를 향하고 있다.

대전시는 지역 교회에 집회를 자제해달라는 권고를 거듭하고 있다.

시 관계자는 "매주 공무원들이 현장 예배를 하는 교회에 연락해 모임 등의 자제를 요구하고 있다"면서 "매일 방역을 하도록 하는 등 코로나가 확산하지 않도록 협조를 구하고 있다"고 말했다.

김철민 대전기독교연합회장도 "교회에서 코로나 집단 감염이 나타났기 때문에 종식될 때까지 정부와 지자체의 권고에 따라 집회나 모임을 하지 않도록 연합회 차원에서도 독려하고 있다"고 말했다. 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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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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