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은영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책임연구원은 15년째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조 책임연구원이 늘사랑아동센터에서 센터 아동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다.사진=ETRI 제공
조은영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책임연구원은 15년째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조 책임연구원이 늘사랑아동센터에서 센터 아동들과 시간을 보내고 있다.사진=ETRI 제공
"기술개발도, 봉사활동도 모두 이웃을 위한 일이라고 생각합니다."

지난해 평창 동계올림픽과 패럴림픽을 위해 증강현실을 통한 보행자 길 안내 서비스 앱을 개발해 `국민훈장 동백장`을 수상한 조은영 한국전자통신연구원(ETRI) 책임연구원(58)의 말이다.

그는 15년째 대전 지역에서 봉사활동을 이어오고 있다. 매주 목요일 저녁마다 신탄진지역아동센터 청소년대화방을 방문해 청소년들과 소통하고 매월 셋째 주 토요일이면 늘사랑아동센터를 찾아가 시간을 보낸다. 지금은 코로나19로 인해 센터 방문을 자제하고 있지만 ETRI에서 자체적으로 기금을 모아 센터 지원비 10만원, 간식비 15만원 등을 꾸준히 보내고 있다.

조 책임연구원은 "ETRI에서 하는 기술개발도 결국 사회를 위한 것이고, 더 많은 것들을 주변 이웃들과 공유하기 위해서 봉사활동을 시작했다"고 설명했다.

봉사활동을 하며 가장 보람있는 순간으로는 `아이들과의 교감`을 꼽았다.

그는 "한 예로, 초등학교 2학년 때 처음 센터에서 만났던 친구가 지금은 대학생이 됐다"며 "이제는 날 보며 `하루종일 일하고 쉬고 싶을 텐데 봉사활동을 와줘서 고맙다`고 오히려 나를 위로한다. 감사함을 느낄 줄 아는 사람으로 컸다는 것은 자신의 삶이 충만하다는 뜻이기 때문에 더할 나위 없는 행복감을 느꼈다"고 전했다. 그러면서도 "하지만 이것은 우리만의 노력이 아니라 그곳에 상주하는 센터장님과 선생님들이 있었기에 가능했던 것"이라고 겸손을 잃지 않았다.

조 책임연구원은 이런 봉사활동이 드러내고 자랑하는 것이 아니라 일상생활에 녹아들길 바라고 있다. 그는 "울타리 밖의 친구들이 건강하게 자라야만 이 사회가 건강할 수 있다"며 "아이들이 희망을 품고 자라기엔 너무나 어려운 사회가 돼버린 것 같아 기성세대로서 미안하단 생각도 든다"고 말했다. 이어 "지금 코로나19 사태만 봐도 곳곳에 소리없이 힘써주는 자원봉사자들이 있다. 그것이 사회가 나아가야 할 바람직한 방향"이라며 "서로 존중하고 하나의 인격체로 대하며, 생색낼 것도 없이 오롯이 그 시간을 즐기는 게 진정한 봉사인 것 같다"고 덧붙였다. 이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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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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