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 서구 용문동 신천지교회 정문에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인해 시설을 폐쇄했다는 공지문이 부착돼있다. 강은선 기자
대전 서구 용문동 신천지교회 정문에 코로나19 감염 우려로 인해 시설을 폐쇄했다는 공지문이 부착돼있다. 강은선 기자
`코로나 오명`을 쓴 신천지예수교 증거장막성전(신천지)이 창립 36주년을 앞두고 존립 위기에 처했다.

1984년 3월 14일 창립한 신천지는 창립일 때마다 기념 예배 등 각종 행사를 열었다. 지난 해 3월 14일에는 서울 송파구 잠실 실내체육관을 빌려 1만 명이 넘는 신천지 교인이 참석해 기념 예배를 갖기도 했다.

`이단`이라는 비난에도 급격한 성장세를 이어온 신천지는 올해 코로나19 확산 진원지로 지목되며 최대 위기에 부딪혔다. 지난달 23일 청와대 국민청원 게시판에 등장한 `신천지 강제해산` 청원에는 11일까지 약 120만 명이 동의를 나타냈다.

창립일을 이틀 앞둔 12일 대전 서구 용문동 신천지 교회. 정문은 굳게 닫혀있었다. `코로나19 종식 때까지 현 시설을 폐쇄한다`는 공지문이 현재 신천지가 놓인 상황을 말해주고 있었다. 신천지 본부는 창립 예배를 주중으로 앞당겨 지난 11일로 예정했으나 코로나19 사태로 전격 취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대전시에 따르면 대전 신천지 교인들도 지난 11일 각 가정에서 창립 예배를 드린 것으로 확인됐다.

지역 사회 일각에서는 신천지 교인들의 모임을 지속적으로 경계하는 분위기다.

대전시는 12일 자정을 기점으로 코로나19 검사에서 음성 판정을 받은 대전 소속 신천지 교인 1만 2302명, 교육생 2368명에 대한 능동감시를 해제했다. 대전 전체 신천지 교인 1만 2335명(교육생 제외) 가운데 증상이 늦게 발현해 검사 대기 중이거나 예정인 교인 33명을 제외한 수치다.

대전 소속 신천지 교인 중 코로나19 확진자는 없지만 대구 등 다른 지역 신천지 교인들도 같은 시간 기준으로 격리해제 되면서 또 다시 교류 등으로 인한 전파 우려가 나온다.

대전시는 용문동 교회 방역 확인을 하는 한편 신천지 교인들의 모임이나 타지역 교류 자제를 요청할 방침이다.

대전시 관계자는 "대전 신천지 교인들은 코로나19 확산 방지와 관련해 시에 협조 중"이라며 "예배를 본 지 3주가 지났기 때문에 지역 신천지 내 전파 가능성은 낮다"고 말했다.

한편 박양우 문화체육관광부 장관은 12일 한국기독교교회협의회와 한국교회총연합 등에 코로나19 확산 방지를 위한 사회적 거리두기에 대한 한국교회의 적극적인 동참을 요청했다.

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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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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