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사태가 장기화되며 마스크 뿐만 아니라 체온계, 알콜솜, 손세정제 등도 가격 급등과 품귀 현상을 빚고 있다. 온라인에서는 3배가 넘게 가격이 급등했으며 시중 약국에서도 더 이상 찾기 어려워진 것. 갑작스러운 품귀 현상에 물품을 구하기 어렵게 된 소비자들은 불만을 성토하고 있다.

1일 온·오프라인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코로나 확산 공포로 인해 전자식으로 작동하는 귀 체온계의 가격이 급등했다. 이날 귀 체온계는 온라인에서 9만-30만원대에 가격이 형성돼 있었다. 평소 7만-9만원이면 구입 가능했던 점을 비교하면 이미 3배를 웃도는 가격이다. 그나마 정품몰에서는 9만원대로 판매하고 있었지만 배송예정일이 5월달로 잡혀있었다. 판매자는 "언제 다시 입고될지 알 수 없는 상태"라며 "현재까지 신청된 물량이 예상 입고수량을 훨씬 초과해 앞으로 물품 수급일정 및 계획이 수시로 변경될 것으로 보인다"고 안내해 둔 상태였다.

귀 체온계는 집에서도 간편하게 체온을 잴 수 있어 어린 아이를 키우는 가정에서는 `필수품`처럼 여겨지는 물품이다. 하지만 최근 확산일로인 코로나의 가장 흔한 증상이 `발열`로 알려지면서 순식간에 수요가 급증해 가격도 덩달아 올랐다.

지역 약국에서도 상황은 다르지 않았다.

서구 A 약국 약사는 "코로나 사태가 발생한 직후부터 체온계는 품절이었다"며 "아무리 주문해도 도매상은 물건이 없다는 말만 반복하고 있다"고 말했다.

같은 지역 B 약국 약사도 "물건 끊긴지가 오래"라며 "지난주에 5개가 들어왔는데 순식간에 품절됐다"고 혀를 내둘렀다.

이 같은 상황이 이어지자 지역 맘카페(여성들이 활동하는 육아정보 위주 인터넷 커뮤니티)에서는 가격 폭등에 대해 불만을 성토하는 글들이 이어졌다.

대전·세종 지역 맘카페에서 활동하는 한 유저는 "갑자기 이런 시기에 체온계가 고장나서 하나 구입하려고 알아봤더니 가격이 20만원대까지 폭등했다"며 "다 같이 어려운 이 시기에 폭리를 취하려고 하는 이들이 있다니 화가 치민다. 이런 건 왜 단속을 못하는 거냐"며 분노했다.

알콜솜이나 손세정제와 같은 소독 제품 등도 일제히 가격이 오르거나 구하기 어렵게 됐다. 같은 날 일회용 알콜솜(100매) 가격은 5000-1만 5000원 정도로 천차만별이었다. 9000원에 판매중이던 제품의 경우 한 구매자는 리뷰를 통해 "코로나 사태 이전에는 1200원 정도밖에 하지 않던 것이 이렇게까지 가격이 오를 수가 있냐"며 "3-4배는 넘게 가격임에도 구매할 수밖에 없는 현실이 씁쓸하다"고 토로했다.

판매자는 안내글을 통해 "알콜솜 수급이 어려워 수요를 낮추고자 구매수량을 제한하고 상품 가격도 올리게 됐다"며 "차라리 다른 판매자 상품을 구입해달라"고 설명했다.

손세정제 또한 품귀현상이 잇따르고 있다. 동구 C 약국 약사는 "손소독제 주문은 넣었는데 언제 들어올지 모르겠다"며 "코로나 사태가 시작되고 나서부터 계속 이 상태"라고 고개를 내저었다.

이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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