조문객 절반 이상 감소…조문 예의도 옛말

코로나19가 장례 조문 문화에도 변화를 주고 있다. 확진자가 1600명에 육박하며 장례식장을 찾는 조문객들의 발길이 끊겼기 때문이다.

충남대병원 장례식장에 따르면 10개 객실 중 3개가 사용 중이다. 더욱이 이 곳을 찾는 조문객도 절반 이상 줄었다는 것이 관계자의 설명이다.

이 장례식장은 대전 지역에서 병원 규모도 큰데다가 가장 조문객이 많은 곳으로 꼽힌다. 빈소가 가득차는 것은 물론, 조문객들의 발길이 끊이지 않았던 곳이기도 하다.

출입구 일원화를 위해 1층 입구를 폐쇄하고 지하 2층으로만 출입이 가능하도록 했다. 감염 확산을 우려해 장례식장 측에서 조문객들에게 마스크를 착용하도록하고 손소독제도 비치했지만 조문객 감소는 막지 못했다.

특히 충남대병원이 국가지정 감염병 전담병원이기 때문에 이 병원장례식장 선택에도 영향을 주고 있다는 것이 업계 관계자의 설명이다.

타 장례식장도 조문객들이 감소한 것으로 알려졌다.

현재 대전 성심장례식장은 7개 빈소 중 4개, 건양대병원 장례식장은 9개 빈소 중 4개, 을지대병원 장례식장은 7개 빈소 중 4개가 사용 중이다.

하지만 이들 장례식장 모두 조문객 감소 상황은 비슷한 실정이다.

대전 지역 한 장례식장 관계자는 "찾으시는 분들이 평소의 절반에도 못 미치고 식사 주문량은 평소에 30% 수준"이라고 말했다.

일부 상주들은 친족과 가까운 지인에게만 부고를 알리는 것으로 나타났다. 감염을 우려한 조문객들이 오지 않을 것이라고 판단한 것.

상주 김모(60)씨는 "슬픔은 함께 나누는 것이라고 하지만 이런 시국에 조문객을 받는 것도 예의가 아니라고 판단했다"며 "친족들도 잠시 들렸다가 다시 귀가토록 하고 있다"고 밝혔다.

코로나19 확산세가 가라앉지 않으며 조문 문화는 당분간 지속될 전망이다.

결혼식 등 기쁜 일은 몰라도 장례와 같은 슬픈 일은 함께 나누는 것이 당연했던 문화마저 코로나19가 바꿔버린 셈.

또 최근 코로나19 확산 이유로 신천지 교인들이 경북 청도 대남병원 장례식장 참가한 것이 언급되고 있는 점도 조문을 꺼리는 하나의 사유가 되고 있다.

시민 박모(54)씨는 "대남병원이 감염의 시발점인지는 확인되지 않았지만 충분히 사람을 불안하게 한다. 사람도 많고 실내라 걱정이 되는 것은 어쩔 수 없다"며 "가까운 사이였기에 찾지 않을 수 없다고 생각해 조문왔다"고 설명했다.임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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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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