홍원석 작가
홍원석 작가
"젊은 작가가 전시 기회를 얻는 게 얼마나 어려운지 잘 알기에, 그 길을 여는 데 도움을 주고 싶었습니다."

대전에서 신진 작가 발굴전(展)을 연 홍원석(37) 작가의 말에는 후배 작가들에 대한 애정이 담겼다.

지난 11일부터 27일까지 중구 갤러리이안에서 열린 신진예술가 발굴전 `드로잉 워크숍(Drawing workshop)`은 홍 작가의 기획전이다. 지역에서 공립 미술관이나 민간 갤러리 주관이 아닌, 개인 작가가 신진 예술가 발굴전을 기획·운영한 건 처음이다.

대전 출신으로 한남대를 나와 홍익대에서 박사까지 마친 홍 작가는 이미 국내외에서 유망 작가로 주목받고 있는 작가다. 2017년 파리 이응노레지던스 작가로 선정됐고 현재는 화이트블럭 천안창작촌 입주 작가로 활발하게 작품 활동을 하고 있다.

그 역시 젊은 작가로서 자신의 입지를 만들어가는 데 한창이다. 그런 그가 잠시 붓을 놓고 후배들을 바라봤다.

젊은 선배 작가가 후배들의 첫 전시를 기획한 건 같은 고민을 할 이들을 향한 격려이자 응원이다.

홍 작가는 "과거의 나를 생각하며 초심으로 미술에 다시 접근해보고 싶었다"며 "전시를 준비하면서 내가 생각하는 이상적인 예술 공동체를 만들고 싶었고, 보다 중요한 건 후배 작가들에게 기회를 주고 싶은 게 컸다"고 설명했다.

이번 전시에 참여한 19명의 젊은 작가들은 홍 작가와 인연이 있는 작가들이다. 그는 "작품 활동을 하면서도 다수의 대학에 시간 강사로 출강하고 있는데 제자로 만난 이들에게 전시를 제안해 열게 됐다"고 말했다.

준비 과정은 쉽지 않았다. 무엇보다 전시 공간을 마련하는 게 일이었다. 다행히 갤러리이안이 기획전의 취지에 공감, 무료로 대관해주면서 전시는 성공적으로 진행됐다.

그는 문화정책에 대해서도 따끔한 한 마디를 내놨다.

홍 작가는 "청년 작가들이 경쟁 구도에서 좌절하지 않고 자신의 역량을 발휘하기 위해선 `공정성`이 담보되는 제도적 장치의 마련이 필요하다"고 말했다.

그는 기회가 된다면 꾸준히 청년 작가 발굴 전시를 열 계획이다.

"`젊은` 작가로서 함께 역량을 키우면서 예술이 사회에서 어떤 기능을 수행할 수 있을지, 예술의 실천적인 의미를 고민하고 작업하는 장이 되도록 계속 진행하려고 합니다." 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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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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