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로나19 위기 단계가 `심각` 수준으로 격상되면서 대전 지역에 마스크 대란이 확산되고 있다. 26일 유성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해 대기줄을 서있다.사진=이수진 기자
코로나19 위기 단계가 `심각` 수준으로 격상되면서 대전 지역에 마스크 대란이 확산되고 있다. 26일 유성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시민들이 마스크를 구입하기 위해 대기줄을 서있다.사진=이수진 기자
"누구는 시간이 남아돌아서 여기 줄 서있어요? 한 사람 당 3장밖에 못 사는 마스크인데 내 앞에서 끊기면 어떡하려고 자리를 맡아줘요?"

26일 오후 1시 30분 홈플러스 유성점 생필품 코너 주변에 대기줄이 생겼다. 이날 오후 3시에 마스크가 매대에 진열된다는 소식을 듣고 사람들이 일찌감치 줄을 선 것이다. 시간이 가까워질수록 대기인원은 50명 가량으로 늘어나 북새통을 이뤘고 마스크를 구매하려는 고객들 사이에서 실랑이가 벌어지기도 했다.

긴 기다림 끝에 홈플러스 마스크 구매 담당자가 공지한 이날 마스크 입고 수량은 어른용 KF94마스크 50개와 아동용 마스크 175개였다. 1인당 구매할 수 있는 수량은 소·대형 합쳐 총 3개. 구매하지 못한 이들은 "오늘도 허탕"이라며 발길을 돌릴 수밖에 없었다.

1시 10분부터 줄을 섰다는 송모(58)씨는 "동구 쪽에선 모두 동이 나서 유성구까지 오게 됐다"며 "일단 구비해 놓은 걸로 버티고 있지만 떨어지면 방법이 없어 이곳저곳 돌아다니며 마스크를 구하고 있다"고 토로했다.

코로나19 위기 단계가 `심각` 수준으로 격상되면서 대전 지역에 마스크 대란이 확산되고 있다. 시민들은 `수소문`을 해가며 마스크 판매처를 찾아다니고 대형마트, 약국 등은 쏟아지는 수요에 비해 턱없이 부족한 물량으로 인해 진땀을 빼고 있다.

이날 오전 9시 30분부터 동구, 서구, 유성구 등의 대형마트 5곳을 돌아다녔지만 모두 허탕이었다. 비어있는 매대에는 `마스크 품절` 안내문만이 부착돼 있었고 입고조차 되지 않은 곳이 허다했다.

한 대형마트 관계자는 "오늘은 아예 안 들어왔다"며 "어제까지만 해도 하루 100개 안팎의 마스크를 판매하고 있었지만 1인당 구매개수를 5매로 제한해도 20명의 고객에게밖에 판매할 수 없으니 사실상 계속 품절 상태"라고 설명했다.

약국도 공급 부족에 시달리고 있는 것은 마찬가지였지만 방문한 15곳 중 3곳에서는 판매를 하고 있었다. 하지만 가격이 2500원부터 4000원까지 천차만별인 것으로 나타났다.

둔산동 A 약국에서는 이날 입고된 200개의 마스크를 1인당 3개로 한정해 오전 11시부터 판매했다. 가격은 하나에 2500원으로 순식간에 180개가 팔렸다.

같은 구역 B 약국에서는 A 약국과 똑같은 마스크가 3000원에 판매되고 있었다. 마찬가지로 200개 물량이 들어왔고 1인당 5개로 한정해 판매중이었다. B 약국의 약사는 "오늘은 운좋게 들어온 것"이라며 "지난 주에는 한 번도 납품되지 않아 어려움이 많았다"고 말했다.

용전동 C 약국은 1인 1장으로 한정해 판매하고 있었지만 가격이 4000원으로 가장 비쌌다. 이곳의 약사는 "2박스를 구해서 판매하고 있는데 이 물량 찾는 것도 정말 힘들었다"며 "일반 시민들은 어려움이 더 클 것"이라고 전했다.

이처럼 마스크 수급에 어려움을 호소하는 시민들이 많아지자 정부는 긴급수급조정조치를 시행해 약국, 우체국, 농협 하나로마트 등 공적판매처를 통해 마스크를 공급하겠다고 발표했지만 이마저도 녹록치 않을 것으로 예상된다.

농협 하나로마트 관계자는 "정부에서 공급한다고 발표는 했지만 아직 물량이 들어와 있는 것은 없다"며 "일주일 정도는 소요될 것으로 예상된다"고 말했다. 이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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코로나19 위기 단계가 `심각` 수준으로 격상되면서 대전 지역에 마스크 대란이 확산되고 있다. 26일 유성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마트 직원들이 시민들에게 마스크를 3장씩 한정 판매하고 있다.사진=이수진 기자
코로나19 위기 단계가 `심각` 수준으로 격상되면서 대전 지역에 마스크 대란이 확산되고 있다. 26일 유성구의 한 대형마트에서 마트 직원들이 시민들에게 마스크를 3장씩 한정 판매하고 있다.사진=이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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