19일 오전 7시 18분 독자 기술로 개발한 환경위성인 천리안 2B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대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연구진들이 박수를 치며 기뻐하고 있다.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동영상 캡쳐
19일 오전 7시 18분 독자 기술로 개발한 환경위성인 천리안 2B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됐다. 대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에서 연구진들이 박수를 치며 기뻐하고 있다.사진=한국항공우주연구원 동영상 캡쳐
19일 오전 7시 18분, 긴장감이 감돌던 대전 한국항공우주연구원의 관제실에 박수소리가 터졌다. 관제실 내 모니터에는 자욱한 연기가 비춰지다 붉은 빛이 번쩍였다. 지구 반대편의 남미 프랑스령 기아나의 기아나우주센터에서 세계 최초의 환경위성 `천리안 2B호`가 성공적으로 발사된 순간이었다.

이날 천리안 2B호는 지상국과 교신하고 태양전지판까지 전개해 목표 전이궤도에도 성공적으로 안착했다. 위성의 정상적 작동 여부를 판가름할 수 있는 대부분의 관문을 통과해 천리안 2B호는 현재 임무수행을 위해 `순항중`이다.

2011년부터 개발된 천리안 2B호는 2018년 12월 발사된 기상 관측 위성 천리안2A와 쌍둥이 위성이다. 위성 본체는 같고 임무를 위한 센서(탑재체)만 다르다.

무엇보다 천리안 2B호는 한반도 상공에 상시 위치하는 `정지궤도` 위성이다. 한반도 상공을 잠깐씩 스쳐 지나가는 저궤도 위성과 달리, 천리안2B호는 한반도의 대기오염 상황을 실시간 모니터링할 수 있다. 지구 자전 속도에 맞춰 초속 4.2km로 움직이며 한반도와 그 주변 바다와 대기를 24시간 관측하고 해양 환경 변화와 대기 오염물 농도 등을 10년간 집중 관측할 계획이다.

천리안 2B호에 탑재된 환경관측센서 젬스(GEMS)는 미세먼지와 미세먼지를 유발하는 이산화질소, 이산화황, 포름알데히드, 오존 등 20개 대기 오염 물질의 농도를 하루 8번 관측할 수 있다. 이 물질들 가운데 상당수는 미세먼지를 만드는 데 관여하는 물질이어서 훨씬 정확하게 미세먼지의 경로를 파악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된다.

해양관측센서 또한 강력해졌다. 2010년 발사된 천리안 1호에 비해 거리 해상도는 2배, 공간 해상도는 4배 개선한 것이다. 그만큼 같은 지역을 더 상세하게 관측할 수 있을 것으로 보인다. 1호는 하루 8번 관측 가능했지만 천리안 2B호는 하루 10회 관측할 수 있다. 관측 가능한 데이터 종류도 13개에서 26개로 두 배 늘었다. 하루 한 번씩 지구 전역을 관측할 수 있는 기능도 추가돼 바다의 온도가 수 년에 걸쳐 천천히 오르내리는 엘니뇨나 라니냐 등 대양의 해양 환경을 연구하는 데에도 활용할 수 있을 전망이다.

천리안2A호와 2B호 개발은 한국이 정지궤도위성을 개발할 수 있는 독자기술을 확립했다는 데 의의가 있다. 위성구조체와 열제어부분품, 전력분배장치 등 핵심부품의 국산화에 성공했다. 비행 소프트웨어와 관측영상기하보정시스템 등 소프트웨어도 독자 개발한 것이다. 이렇게 확보된 정지궤도 국산화 플랫폼은 향후 공공 또는 민간에서 국내 정지궤도 임무위성을 개발할 때 기본 플랫폼으로 활용할 예정이다.

임철호 한국항공우주연구원장은 "그동안 정지궤도위성 가운데 통신위성은 대부분 외국에서 만들어서 운용해 왔다"며 "정지궤도위성에 대한 기본적인 설계 등을 할 수 있는 기술을 확보한 만큼 통신위성이나 항법위성(KPS) 등을 국내에서 개발할 수 있을 것"이라고 말했다. 이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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이수진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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