전날 주문하면 다음 날 새벽에 `슥` 문 앞까지 물건을 배송해주는 새벽배송이 일상을 빠르게 변화시키고 있다. 신선함과 편리함을 장점으로 소비자들 사이에서 급성장하고 있는 판로이지만 일부에서는 과도한 포장재가 거슬린다는 지적도 이어지고 있다.

17일 유통업계 등에 따르면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서 새벽배송을 이용하는 고객들이 늘어나고 있다. 새벽배송이란 전날 주문하면 본인이 원하는 시간대에 맞춰 식자재를 받아볼 수 있는 온라인 서비스를 일컫는다. 휴대전화나 컴퓨터를 통해 간단하게 자신이 원하는 품목을 선택, 주문하면 굳이 오프라인 매장을 방문할 필요없이 신선한 재료를 받아볼 수 있다.

최근 시장조사전문기업인 트렌드모니터가 새벽배송 서비스 관련 인식 조사를 벌인 결과, 소비자 대부분(95.7%)이 새벽배송 서비스를 인지하고 있고, 이중 70%는 실제 이용해본 경험이 있는 것으로 조사됐다. 이용하는 가장 중요한 이유로는 빠른 배송(63%, 중복응답), 시간이 절약되는 점(49.7%), 무거운 짐을 들 필요가 없는 점(39.6%)을 꼽았다.

이런 변화는 통계로도 확인할 수 있다. 최근 통계청의 발표를 살펴보면 지난해 온라인을 통한 음·식료품 구매액은 13조 2859억 원으로 2018년 대비 26.1% 증가한 것으로 나타났다.

TV광고 등의 영향으로 급성장한 새벽배송은 전국 곳곳에 빠르게 스며들어 대전 지역 소비자들의 소비 패턴에도 큰 영향을 끼치고 있다.

시민 이모(32)씨는 "일하면서 애도 키우고 있어서 장볼 짬이 없어 주말에 대용량으로 사오곤 했지만 썩거나 낭비되는 식재료들이 많았다"며 "새벽배송은 그날 필요한 재료를 구매할 수 있으니 자주 애용하게 됐다. 이제 대형마트는 가끔 분위기 내러 방문하는 정도다"라고 설명했다.

다른 시민 김모(30)씨는 "자취를 하다보니 혼자 장보는 것도 귀찮고, 특히나 자율포장대(기존 마트에서 제공하던 끈·테이프)가 없어진 이후론 들고오는 것도 힘들어 배달음식을 시켜먹는 경우가 많았다"며 "새벽배송을 이용하면서 장보는 게 편리해지니 직접 만들어먹는 날이 더 많아져 긍정적인 것 같다"고 설명했다.

하지만 편리해진 일상의 이면에는 배송하는 식자재의 신선도를 유지하기 위한 보냉팩, 에어캡, 비닐봉투 등 일회용품이 과도하게 사용된다는 점이 지적된다. 최근 전국 대형마트 등에서 일회용 비닐봉지 사용을 금지하는 `자원의 절약과 재활용촉진에 관한 법률`이 시행되고 플라스틱 일회용품 절감을 위해 대형마트에서 자율포장대마저 없앴지만 온라인배송은 전혀 규제를 받지 않고 있는 상황이다.

시민 오모(28)씨는 "신선함을 유지하기 위해 어쩔 수 없는 것이겠지만 일회용품 등을 일일이 제거할 때마다 귀찮고 자원낭비라는 생각이 든다"며 "최근에는 친환경 바람이 불어 조금씩 나아지고 있는 듯한 모습이지만 오프라인에 비하면 여전히 많은 일회용품이 사용되고 있어 조치가 필요하다고 느껴진다"고 말했다.

유통업계 관계자는 "최근 소비자들 사이에서 환경보호에 대한 인식이 높아지고 있기 때문에 마트 차원에서도 이런 소비자들의 요구에 맞추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며 "포장재를 친환경으로 대체하는 등 여러 가지 방법을 강구하고 있다"고 설명했다. 이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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