온라인·모바일 시대가 도래하며 지폐 사용량이 줄어들자 은행 현금입출금기(ATM)를 찾는 발길이 뜸해지고 있다. 이용률이 적어지며 수익을 내지 못하는 ATM이 증가하자 은행들은 비용절감을 위해 점포 축소에 나서고 있는 것. 온라인 시장이 점점 증가하고 있는 현 상황에서 이 현상은 더욱 가속화할 것으로 보이지만 1980년대 처음 등장해 획기적으로 금융문화를 선도하던 ATM이 시대 흐름에 따라 역사의 뒤안길로 사라질 수 있다는 전망도 나오고 있다.

30일 한국은행 지급결제통계에 따르면 지난해 전국 ATM의 처리건수는 약 56.5억 건으로 2015년(70.2억 건)보다 약 20% 가량 감소했다. 처리 금액도 298조에 그쳐 2015년(약 347조)에 비해 약 14.2% 줄어든 것을 확인할 수 있다. 이를 두고 업계 관계자들은 온라인으로 거래하는 간편 결제·송금 서비스 이용자들이 증가하면서 발생한 자연스러운 현상으로 보고 있다. 한은 관계자는 "이용건수가 적어 수익을 내지 못하는 ATM이 많아지고 있다"며 "ATM 운영수지를 악화시키는 여러 가지 여건을 고려할 때 국내은행들은 향후에도 ATM을 감축해 나갈 것으로 전망된다"고 설명했다.

이 사실을 방증하듯 온라인과 모바일을 통한 간편결제·송금서비스 이용실적은 상승했다. 한국은행의 지난해 상반기 전자지급서비스 이용 현황을 살펴보면 간편결제서비스 이용실적(일평균)은 535만건, 1628억 원으로 2018년 하반기 대비 각각 18.2%, 15.8% 증가했다. 간편송금서비스 이용실적(일평균)은 218만건, 2005억 원으로 2018년 하반기 대비 각각 34.8%, 60.7%씩 올라갔다.

대전 지역에서도 같은 현상이 목격됐다. 최근 3년간 A은행이 대전지역 ATM의 증감률 추이를 분석한 결과, 2017년 203대에서 2018년 189대, 지난해 178대로 매년 감소하고 있다. 고객들의 ATM 사용이 그만큼 줄었기 때문이다. 거래건수 또한 2017년 785만 건, 2018년 728만 건으로 계속 감소하다가 지난해에는 676만 건으로 줄었다.

A 은행 관계자는 "지폐보다는 간편한 전자상거래를 선호하는 사람들이 늘어나는 데 이어 ATM의 유지비용도 만만치 않다 보니 아무래도 감소세에 들어선 것 같다"고 설명했다.

지역의 B 은행 관계자도 "급변한 금융환경을 생각했을 때 ATM을 찾지 않게 된 것은 어찌 보면 당연한 현상"이라며 "이 추세가 이어진다면 앞으론 지역에서 ATM을 찾기 힘들어질 수도 있을 것 같다"고 말했다.이수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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