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진천]정부가 충북 진천 혁신도시 내 국가공무원 인재개발원(이하 인재개발원)을 중국 우한에서 귀국하는 교민들을 격리 수용할 시설로 지정하자, 진천지역 주민들이 격리 수용에 반대하며 29일 밤샘 농성에 이어 이틀째 거센 반발을 이어가고 있다.

30일 진천지역 주민 등에 따르면 이날 오전 11시께 인재개발원 앞에서는 우한 교민 수용을 반대하는 궐기대회를 개최됐다.

이 자리에서 자유한국당 경대수(증평·진천·음성) 의원은 "주민 의견 수렴 없이 중앙 정부가 일방적으로 우한 교민 수용 대상지를 결정했다"며 "공무원 인재개발원 500m 이내에 800가구가 있는 곳을 군사 작전하듯 속전속결로 결정한 정부 결정을 규탄한다"고 밝혔다.

이들 주민들은 우한 교민 수용 철회 등을 요구하며 40여분간 시위를 벌였다.

이들은 궐기대회가 끝난 뒤에도 해산하지 않고 인재개발원 앞을 지키고 있다.

밤새 23개 중대 700명의 경력을 투입하고 수십 대의 차량을 동원, 인재개발원 주변을 봉쇄한 경찰은 물리적 충돌이 벌어질 수 있다고 보고 이곳 상황을 예의주시하고 있다.

주민들의 거센 반발 속에서도 진천군과 인접한 음성군은 대책본부를 구성해 인재개발원 일대 방역 강화에 나섰다.

우한 교민을 수용할 인재개발원과 주변 인구 밀집 지역을 대상으로 신종 코로나바이러스 예방을 위한 방역을 강화하고 유증상자가 발생할 경우 신속히 대응하기 위해서다.

진천군은 송기섭 군수를 본부장으로 하고 진천경찰서와 소방서 등 유관기관이 참여한 가운데 13개 실무반으로 편성된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꾸렸다.

진천군 보건소도 우한 교민 수용 전에 인재개발원 기숙사동 현관에 대인 소독기를 설치하고 청사 주변을 소독할 계획이다.

인재개발원에는 이날 오전 교민들이 사용할 물품을 실은 대형 트럭이 들어가는 등 우한 교민 수용을 위한 준비가 속속 진행되고 있다.

한편 이날 오후 이시종 충북지사는 인재개발원 옆 한국교육과정평가원 회의실에서 진천 주민 대책위원회 대표 10여명과 만나 "인재개발원에 수용하는 것을 반대했지만 뜻을 이루지 못했다"며 "제대로 대응하지 못해 죄송하다"며 우한 교민 수용을 반대하는 주민들의 성난 민심 달래기에 나섰다.

주민 대표들은 그러나 "가축 전염병 매뉴얼에도 발병하면 1.1㎞ 이내 가축을 모두 살처분한다. 반경 1㎞ 이내에 1만7000여명이 거주하는 인재개발원에 우한 교민을 수용하기로 한 것은 부당하다"며 "지금이라도 주민 밀집 지역이 아닌 곳으로 수용시설을 변경해야 한다"며 반대 입장을 바꾸지 않았다. 김진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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