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난해 투기과열지구 연초대비 임대목적 주택구매 급증

2019년 임대 목적 주택 구매 비중 추이. 자료=정동영 의원실 제공
2019년 임대 목적 주택 구매 비중 추이. 자료=정동영 의원실 제공
지난해 서울과 세종 등 투기과열지구 주택구입자들의 3명 중 1명은 실거주자가 아닌 것으로 나타났다. 임대를 목적으로 한 투기성 구매가 많았다는 분석이다.

민주평화당 정동영 대표는 16일 보도자료를 내고 "국토교통부로부터 제출받은 `투기과열지구 아파트 입주계획서`를 분석한 결과 10대는 68%, 20대는 54%가 실거주가 아닌 임대를 목적으로 주택을 구입한 것으로 나타났다"고 밝혔다.

정 의원실에 따르면 서울, 과천, 세종, 대구수성, 성남 분당, 경기광명·하남 등 2019년 투기과열지구에서 제출된 입주계획서는 총 20만건이다. 연령대별 분류결과, 40대가 31%로 가장 높았으며, 30대 28%, 50대 21%로 뒤를 이었다. 20대 이하는 5533건으로 2.8%를 기록했다.

이중 20대 이하의 경우 전체 본인 입주보다 임대계획이 더 높게 나타났다. 실거주 보다는 시세차익이나 임대수익 등을 노리고 캡투자 등으로 주택을 매매했다는 이야기이다. 20대의 경우 전체 5400건 중 2900건이 임대를 목적으로 주택을 구입했다. 10대 이하는 121건 중 82건이다. 입주계획서는 본인입주, 본인 외 가족입주, 임대, 기타 등으로 입주계획을 명시하게끔 되어 있다.

다른 연령대의 경우 임대비중이 30%대이고, 본인입주 비중이 50% 중반대인 것에 반해 20대는 임대 비중이 54%로 절반을 넘었고, 본인 입주는 40%에 불과했다. 10대역시 68%가 임대를 목적으로 주택을 구입했다. 부모가 증여를 위해 구입해준 것으로 추정된다. 30대는 본인입주가 60%로 전 연령층에서 가장 높게 나타났다.

집값 상승이 지속되면서 30%대이던 30대 이상의 임대목적 주택 구매 비중도 급격히 늘고 있다. 정 대표는 "실거주로 주택을 구입하던 중장년층이 문재인정부 이후 지속된 집값 상승으로 인해 실거주가 아닌 주택을 매입하고 있는 것으로 추정된다"면서 "특히 전세보증금 승계 등 갭투자가 다수일 것"이라고 말했다.

월별로 살펴보면, 임대를 목적으로 구입한 비중이 연초에 비해 2배 가까이 증가했다. 연초에는 20대 이하를 제외하면 나머지 연령대의 임대목적 구입은 20%대였으나 12월에는 50%수준으로 증가했다. 가장 많이 증가한 세대는 50대로 2019년 1월 22%였으나, 12월에는 46%로 2배 이상 증가했다. 30대와 40대, 60대도 20%초반이던 임대목적 구입 비중이 12월에는 40%대로 20% 가까이 증가했다. 주변의 집값 상승을 경험하고 시세차익 등을 노리고 투기에 뛰어든 것으로 추정된다.

국민은행 기준 2020년 1월 서울 아파트 중간값은 9억원으로 2017년 1월 6억원 대비 3억원이 상승했다. 정 대표는 "집을 가진 사람들의 자산이 수억씩 올랐는데 누가 일할 맛이 나겠냐"며 "시장 상황을 보는 간보기 대책이 아니라 분양가상한제 전면 시행, 상세한 분양원가 공개, 후분양제 도입 등 부동산개혁 3종세트와 저렴한 공공주택 공급 등 집값을 낮출 수 있는 전면적인 정책이 시행되어야 한다"고 주장했다.

이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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