비뇨기과에서 비뇨의학과로...26개 진료과목 중 10개 과목 명칭 변경

[연합뉴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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의료계에 부정적 선입관을 가질 수 있거나 의미가 분명하지 않은 진료과목의 명칭을 변경하는 등 개선 노력이 이어지고 있다.

현재까지 절반에 가까운 진료과목 명칭 변경이 이뤄졌지만 이해관계가 얽혀 있는 일부 진료과목은 명칭 변경에 여전히 어려움을 겪는 것으로 나타났다.

15일 지역 의료계에 따르면 2004년부터 현재까지 전체 진료과목 26개 중 10개 진료과목에서 명칭 변경이 이뤄졌다.

먼저 일반외과는 명칭 간소화를 위해 외과로, 해부병리과는 `해부`라는 단어가 환자들에게 혐오감을 조성한다는 이유를 들어 병리과로 변경했다. 또 새로운 진료분야가 추가되면서 마취과는 마취통증의학과, 방사선사와 혼동됐던 치료방사선과는 방사선종양학과, 새로운 진단학이 도입되면서 진료영역이 확대된 임상병리과는 진단검사의학과로 명칭이 바뀌었다. 이외에도 소아과에서 소아청소년과, 진단방사선과에서 영상의학과, 산업의학과에서 작업환경의학과, 비뇨기과에서 비뇨의학과, 정신과에서 정신건강의학과로 이름을 바꿨다.

명칭변경에는 여러 이유가 있겠지만 진료과목명에 따라 치료 범위가 달라질 수 있고, 환자의 연령대나 성별 등에 영향을 끼치기 때문이다.

예를 들어 비뇨기과는 남성과 여성을 아우르며 배뇨장애, 요실금, 생식의학에 이르는 다양한 질환을 치료하는 진료과목이지만 그동안 남성 중심의 진료과목으로 인식돼 왔다. 이로 인해 일부 환자는 비뇨기과 전문질환을 다른 과에서 진료를 받기도 했다.

물론 명칭 변경 필요성이 충분해도 절차는 쉽지 않다. 나머지 25개 진료과의 동의를 받아야 하는데다 환자 관련 이해관계가 얽혀 있을 경우 반대에 부딪히기도 한다.

이러한 이유로 2007년 소아청소년과로 명칭을 변경한 소아과는 이해관계가 얽힌 내과의사들과 충돌을 빚기도 했다. 산부인과가 2012년부터 수 차례에 걸쳐 여성의학과로 진료과목 명칭을 바꾸는 시도를 했으나 번번히 무산된 것도 비슷한 이유다. 여성이라는 이유로 외과 영역인 유방 관련 질환, 비뇨의학과 영역인 요실금 질환 등이 발생했을 때 전문진료과가 아닌 여성의학과를 먼저 찾는 경우가 발생할 수도 있다는 것이다.

김대경 을지대병원 교수는 "의미가 분명치 않거나 잘못된 선입관을 초래할 수 있는 전문진료과목명 변경은 바람직한 시도이고 개선이라고 할 수 있다"며 "다만, 그 과에서 실제 할 수 있는 일을 명칭에 반영하고 이미지 개선이라는 당초 명칭 변경 목적을 잊으면 안 된다"고 조언했다.정성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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