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병원 이용하기 릴레이 ⑤ 이규은 선병원 경영총괄원장

이규은 선병원 경영총괄원장
이규은 선병원 경영총괄원장
정부는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하는 각종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최근에는 의료전달체계 개선책까지 내놨지만, 수도권 대형병원으로의 환자 쏠림 현상은 여전하다. 대전지역 1-2차 병원은 물론이고 3차 병원으로 분류되는 상급종합병원까지 서울 및 경기지역 대형병원에 환자를 뺏기는 상황이다. 환자 유치를 위한 지역 의료기관의 서비스 질 개선과 인프라 확충이 어느 때 보다 시급하다. 이에 본보는 `지역병원 이용하기` 차원으로 지역 의료기관들의 현 상황과 주민 요구에 부합하는 병원으로 거듭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본다. 다섯 번째 순서로 지역 대표 종합병원인 선병원재단 이규은 경영총괄원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와 관련한 과제와 대책 등을 짚어봤다.

-많은 지역 주민들이 수도권 종합병원을 고집하고 있다. 이에 대한 견해는.

"지역 주민들은 막연히 `지방병원은 의료 기술도 의사들도 실력이 부족할 것`이란 생각을 하게 된다. 그러나 확실한 건 지역 종합병원은 어느 지역에 못지않게 훌륭하다는 점이다. 주민들이 지역 병원을 외면하는 건 병원의 책임도 있다. 관리 노력이 부족했다고 볼 수 있다. 쉬운 이야기는 아니지만 인식을 새롭게 해야 한다. 환자가 왜 오지 않는 것을 탓 하기 전에 병원 나름의 자구책 마련이 필요하다. 지역 병원 전체가 협력해서 전원 절차를 밟을 때도 대전에서 진행될 수 있도록 해야 한다. 병원들이 시설·환경을 고급화하는 노력을 펼치면 병원 경쟁력이 자연스럽게 올라간다. 대학병원만을 찾는 것도 문제점이다. 미국 메이오클리닉은 대학병원이 아니지만 미국을 대표하는 병원이다. 우수 인력과 장비를 갖춘 종합병원의 경쟁력도 대학병원 못지않게 뛰어나다는 점을 강조하고 싶다."

-지역 환자 유치를 위한 선결 조건은.

"병원 선택을 위한 정보 제공이 우선이라고 본다. 각 병원의 적극적인 홍보가 필요하고, 그에 따른 콘텐츠를 두고 판단 할 수 있는 정보가 적절히 제공돼야 지역 주민들도 병원 선택과 이용에 어려움을 겪지 않을 것이다. 단순 병원의 특·장점만 나열하는 것이 아니라 기본적인 정보 제공부터 세심하게 살피는 노력이 필요하다. 최근에는 온·오프라인 홍보가 쉬워졌다. 환자가 자신이 앓고 있는 질환에 대해 적절한 치료를 받을 수 있는 병원을 손쉽게 선택할 수 있다. 그렇다면 병원은 이에 맞춰 각종 의료 인프라와 플랫폼에 대한 홍보에 나서야 한다. 이런 노력 등이 뒤따르면 지역 환자들이 보다 쉽게 병원 선택의 기준을 정할 수 있다고 생각한다."

-시민들은 지역 의료기관의 친절도 등도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지역 병원 이용률을 높이기 위찬 대책은 무엇인가.

"우리 병원은 과거부터 서비스 개선에 대한 문제 인식을 공감해왔다. 이런 이유로 원내 `친절서비스` 제공에 노력하고 있다. 지금은 당연한 직원 행동 양식이었지만, 과거 일부 의료진은 환자에게 서비스를 제공해야 한다는 점에 불만을 제기하기도 했다. 친절도 문제는 지역에 관계없이 많은 의료기관에서 대두되는 문제다. 환자를 대하는 의료진의 태도부터 환자를 대면하는 모든 병원 내 직군들까지 해당되는 사항이다. 병원을 찾는 환자는 진료와 시술, 수술 등 다양한 의료서비스를 제공받게 된다. 대부분 몸이 아픈 상태이기 때문에 보다 친밀한 케어가 필요하다. 선병원의 친절 케어는 반가운 인사로 시작해 어려움을 겪는 환자를 위한 상시 안내 서비스 창구 운영, 쉽고 빠른 주차를 위한 발렛 파킹 등이 포함된다. 환자 스스로 대우받는 느낌을 제공하는 게 핵심이다. 이 같은 친절이 환자 기억 속에 자리 잡게 되면 추후에는 특별한 고민 없이 지역 병원을 다시 찾게 될 것이라고 본다."

-선병원만의 특화된 의료 인프라를 소개해달라.

"무엇보다 지난 7월 마친 유성선병원 증축이 가장 큰 이슈다. 유성선병원은 이번 증축을 통해 수술실을 투명하게 공개하고 있다. 3층 수술실 위 4층에 참관실을 두고 있다. 환자 보호자와 교육 의료진이 생생한 수술 장면을 참관실에서 볼 수 있다. 수술 과정을 지켜보는 환자 보호자가 집도 의사와 직접 대화를 할 수 있다. 집도의가 수술에 필요한 추가 동의를 보호자에게 직접 구할 수 있는 장점이 있다. 감염 예방·통제 시설도 눈에 띄는 인프라다. 감염 관리 시스템을 국제표준에 맞게 설계했다. 응급실과 소생술, 처치실의 감염 예방은 완벽에 가깝다. 다른 병원과 달리 감염 시설이 설계부터 빌트인(built-in·내장)으로 설치돼 있다. 또 최첨단 훈증소독기를 설치해 주기적으로 감염 소독을 하고 있다. 인공지능 센서가 달린 로봇을 병동 각 층에 배치하기로 했다. 이 로봇은 현재 1대가 시범 운용중이다. 전용 승강기를 탈 수 있도록 수직이동(층간 이동)이 가능한 이 로봇은 병원 이용객의 종합 안내를 맡고 있다. 유성 선병원의 경우 주차장 입구에서 바로 주차 장소를 안내하는 `주차장 사전 자리 예약제`도 운영될 예정이다. 애완동물을 데려올 수 있도록 반려동물 호텔도 만들 계획이다. 이 모두 국내 병원에서 처음 도입되는 시스템이다. 김용언 기자

◇이규은 선병원 경영총괄원장은

이규은 선병원 경영총괄원장은 1984년부터 현재까지 선병원재단 경영총괄원장을 맡고 있다. 1976년 고려대학교를 나와 2002년 대구한의대학교 보건대학원에서 보건학 석사 학위를 취득했다. 가톨릭대학교 강남성모병원(현 서울성모병원)에서 근무했고 주요 저서로는 초음파 진단 개론, CT영상학, MRI 기본 물리학 등이 있다. 2014년 대한민국 미래혁신 대상을 수상한 그는 국회 의료관광포럼, 전국병원경영자협의회 등에서 특강을 진행하기도 했다. 김용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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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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