학생간 차별두는 방식 사용…과거 분반제도와 같아

세종 지역 일선 학교들이 교육청의 교과중점학교 확대 운영에 대해 반발을 하고 나섰다. 일선학교에서는 교과중점학교를 소수 학생들을 위해 다수의 학생들이 희생하는 구조로 보고 있기 때문이다.

31일 세종시교육청에 따르면 교과중점학교는 인문사회·과학 등 학생들에게 소질과 적성에 맞춰 깊이 있는 교육을 제공하는 것을 목적으로 한다. 교육청은 일선학교 재량에 맞춰 일정 학급을 교과중점학급으로 운영토록 하고 있다.

대부분의 학교가 절반 가량의 학급을 교과중점학급으로 지정해 관련 과목을 학기당 26시간 이상 이수하고 있다.

학생들은 원하는 과목을 직접 선택할 수 있도록 했다. 신청 학생이 13명 이상일 경우 해당 과목을 학교는 개설해야만 한다.

하지만 이를 두고 학생간 교육 과목을 다르게 편성해 우열을 다시 한번 가른다는 지적이 교육계로부터 나온다. 소수 학생에게 세밀한 교육을 진행할 경우 따라가지 못하는 학생이 발생할 수도 있어 분반의 개념이라는 분석에서다.

특정학교에만 있는 외국어, 미술 등 일부 중점과목은 선택의 폭이 좁아 학생들이 원하는 과목을 들을 수 없을 수도 있다.

특히 최근에는 학생 수를 기준으로 해 성적을 1-9등급으로 분류하고 있다는 점도 우열 가르기를 증폭시킬 것으로 보인다.

해당 과정에 대해 학생 수가 30명 미만일 경우 1·9등급은 1명, 2·8등급은 2명으로 한정되는 형식이기 때문이다.

교육계 관계자는 "교과중점학교는 말 그대로 학교가 아닌 일부 학급을 지정하도록 해 학생들이 우열을 겨루도록 하는 제도"라며 "교과중점학교라면 해당 학교의 특성에 맞게 모든 학생이 같은 것을 배우는 구조여야 한다"고 지적했다.

최근 교육계 화두인 정시확대 방침에 맞지 않는다는 우려도 있다.

교과중점학교가 수시에 초점을 맞춰 선택 과목에 대한 이해를 높이는데 특화돼 있다는 이유에서다.

정시가 확대될 경우 학생들은 수학능력시험에 출제되는 과목에 대한 공부를 다시 해야만 하는 셈이다.

시교육청 관계자는 "학생들이 본인들에게 유리할 수 있다고 판단되는 과목을 직접 선택할 수 있어 우열을 새롭게 가르는 환경이 되지는 않을 것"이라며 "11월 중 시교육청은 대입지원단과 회의를 진행해 대입관련 정책에 대한 대응책을 마련할 예정으로 정시와 수시 모두 대응할 수 있는 방안 마련에 힘쓸 것"이라고 말했다.임용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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임용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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