새옹지마

박미용 건양대병원 간호부 회복실 파트장
박미용 건양대병원 간호부 회복실 파트장
`환자분 성함이 어떻게 되세요? 등록번호 확인하겠습니다.` 오늘 하루도 회복실 간호사들은 환자 확인으로 하루를 시작한다.

예전에는 이렇게 환자에게 인적사항을 묻는 의료진도 어색해 하고 환자들도 별걸 다 물어본다는 듯 불쾌해 하거나 건성으로 대답하는 경우가 많았다.

그러나 요즘은 서로 익숙해진 문화로 자리 잡았다. 어느 병원이나 마찬가지로 의료현장에서는 크고 작은 일들이 발생한다.

그런 일들은 의료진들에게 경각심을 갖게 해 환자 확인을 철저히 하게 한다. 환자의 안전을 위해 더욱 노력하는 계기를 마련하기도 한다.

필자가 근무하는 건양대병원도 이런 노력들을 지속해 국제의료기관평가(JCI)와 국내 각종 인증평가를 무사히 통과했다.

2015년 메르스라는 국가적 재난상황에서도 철저한 감염관리 시스템을 바탕으로 모든 의료진이 한마음으로 고군분투했다.

메르스 전파를 막아내며 위기상황을 극복해냈다. 새옹지마라는 말처럼 인생에는 굴곡이 있다. 뜻대로 될 때도 있지만 한없이 좌절하는 때도 있다.

복이 화가 되고 화가 복이 되는 등 변화는 끝이 없고 그 깊이는 예측할 수 없다. 개인에게도 가정에도 기업에도 나아가 국가에도 적용될 것이다.

얼마 전 유명 연예인의 사망에 대한 이야기를 시간이 지나서야 듣게 됐다. 악성 댓글에 시달려 결국 극단적인 선택을 했다는 말을 들었을 때 딸을 가진 엄마로서 더욱 안타깝게 느껴졌다.

우린 사람이기에 실수를 하며 산다. 그리고 그동안 저지른 수많은 실수들은 경험이라는 이름으로 바뀌어 돈으로도 살 수 없는 재산이 된다.

다양한 사람들이 지구라는 한정된 공간에 살면서 다들 똑같은 마음과 생각일 수는 없다. 서로의 다름을 인정하는 것부터 시작하면 배려라는 계단이 생기지 않을까 생각한다.

나와 다른 사람들을 인정해주고 서로 배려하며 함께 살아간다면 지금보다 더욱 따뜻한 사회가 될 것이다. 어린아이가 계속 넘어지면서도 걸음마를 포기하지 않는 것은 자신을 믿고 따뜻하게 바라봐주는 부모의 시선 때문일 것이다.

이 같은 따뜻한 시선부터 배려의 첫걸음이다. 2000년 5월에 태어나 이제 20살 청년이 된 건양대병원은 그동안 성장하며 많은 우여곡절이 있었지만 실수를 실패가 아닌 경험으로 받아들여 시스템을 개선하고 수차례 교육을 통해 꾸준히 노력해왔다.

그 결과 충청권 건강지킴이로 굳건히 자리 잡았다. 필자도 병원의 구성원으로서 더욱 성장하는 지역사회의 의료문화를 선도하는 병원을 만들기 위해 노력할 것이다.

오늘도 환자의 안전과 건강을 위해 노력하고 있는 건양대병원 임직원들에게 `20년 동안 수고했고 앞으로 더욱 잘 할 수 있다`는 따뜻한 격려와 박수를 보내고 싶다.

박미용 건양대병원 간호부 회복실 파트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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