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도권서 시작… 대전·청주 등 지방도시로 확산 추세

청주시가 흥덕구 서경초등학교 앞 사거리에 설치한 대각선 횡단보도. 사진=청주시 제공
청주시가 흥덕구 서경초등학교 앞 사거리에 설치한 대각선 횡단보도. 사진=청주시 제공
수도권 위주로 설치됐던 대각선 횡단보도가 대전·청주 등 지방 도시로 확산되는 추세다. 한 번 신호로 원하는 지점까지 길을 건널 수 있는 데다가 보행자 사고 가능성도 줄일 수 있어 지자체들은 점진적으로 늘려나갈 방침이다.

청주시는 올 하반기 대각선 횡단보도를 확대 설치한다고 24일 밝혔다. 시는 올해 상반기 △율량동 주중초 사거리 △율량동 중앙초 사거리 △사천동 신한은행 사거리 △우암동 덕벌초 사거리 △성화동 성화초 사거리 △가경동 풍광초 사거리에 대각선 횡단보도를 설치했다. 올 하반기 설치 예정인 △사천덕성그린 사거리 △상당골프클럽 사거리 2곳까지 합치면 대각선 횡단보도는 총 21개로 늘어난다.

충북에는 청주시 외에 충주시와 제천시도 각각 2곳씩 운영 중이다.

대각선 횡단보도는 1980년대 서울시 동대문구 용두동 오스카 극장앞 삼거리에서 국내에 처음 선을 보였다. 이후 서울을 중심으로 인천·경기 지역 등 수도권에 점차 확산됐다. 최근에는 차량 소통을 우선시 하던 교통정책이 보행자 중심으로 무게추를 옮겨가는 분위기 속에서 지방도시들도 관심을 보이고 있다.

대전시에도 현재 월평동 백합네거리, 향촌 네거리, 한아름 네거리, 관저동 관저타워 네거리, 가오동 그린타워 네거리, 문화동 글꽃초교 네거리, 반석초교 네거리 등 13개의 대각선 횡단보도가 운영 중이다. 올해 추가로 원신흥동 흥도초교 네거리, 흥도초교 후문 네거리, 반석마을3단지 네거리에 설치할 예정이다. 시는 초등학교 주변 교차로 등 보행자 취약지역을 중심으로 오는 2022년까지는 85곳에 추가 설치할 방침이다.

충남 공주시는 오는 12월 운영을 목표로 중동교차로에 대각선 횡단보도를 설치하고 신호체계를 변경하는 작업을 벌이고 있다. 시는 걸음이 느린 노인 및 어린이 보행시간이 절반이하로 절감되는 효과가 있을 것으로 기대하고 있다.

대각선 횡단보도를 이용한 시민들은 편리하다는 반응이다. "신호를 한 번 놓치면 한참을 기다려야 하는 일도 있는데 여러 번 신호를 기다리지 않고 길을 건널 수 있어 좋다. 차가 많이 밀리지 않는 지역은 더 늘렸으면 한다"고 입을 모았다.

편리하기도 하지만 안전이 무엇보다 장점이다. 전문가들은 대각선 횡단보도를 설치한 지역은 보행자 사고가 절반 가까이 줄어든다고 분석하고 있다.

대각선 횡단보도가 설치된 교차로는 모든 보행신호가 일시에 녹색 신호로 운영되며, 보행 신호시 차량신호는 일제히 적색신호로 운영되어 모든 차량은 정지해야 한다. 보행신호시 교차로 내에는 보행자들만의 공간이 된다. 더 빠르고 여유 있게 교차로를 지날 수 있으며, 교차로에서 차량이 보행자 녹색신호 때 우회전을 하면서 발생하는 사고 예방에 효과적이다.

청주시 관계자는 "올해 상반기 신설된 대각선 횡단보도 6개소를 모니터링한 결과 보행자 편의성과 안전성이 높아지는 것으로 나타났다. 앞으로 점차 확대해 나갈 계획"이라고 말했다.

김진로·이호창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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