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직성 척추염

정청일 건양대학교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정청일 건양대학교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강직성 척추염은 류마티스 질환의 하나로 척추에 염증이 생기면서 점점 굳어지는 병이다. 척추관절염 질환군에 포함된다. 20-30대 젊은 층에 주로 발생하는데 여자보다 남자가 약 3-5배 정도 많은 것으로 알려져 있다. 여성의 경우 증상이 가벼워서 단순 허리통증으로 알고 지내는 경우가 많다. 정청일 건양대학교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의 도움말로 강직성 척추염에 대해 알아본다.

◇원인= 강직성 척추염의 원인은 아직 완벽하게 밝혀지지 않았다. 다만 유전적 소인이 있는 경우에 이차적으로 세균성 감염 등의 유발 인자에 노출돼 발생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강직성 척추염 환자의 피를 검사해보면 백혈구의 특정 항원인 HLA-B27형 유전자형이 잘 발견되는데 강직성 척추염의 유전적 소인으로 판단되고 있다.

그러나 정상인에게도 이 유전자형이 발견되기 때문에 HLA-B27 유전자형이 있다고 해서 강직성 척추염 환자라고 말할 수는 없다.

◇증상= 아픈 관절의 수와 위치, 염증의 심한 정도에 따라 다양한 증상을 보인다. 오랜 기간을 두고 서서히 진행하는 허리의 통증이 전형적인 증상이다.

아침에 허리가 뻣뻣하면서 통증이 있고 심할 경우 잠을 자다 허리가 아파서 깰 수 있다. 그러나 일단 활동을 하게 되면 허리의 통증이 약해지는데 이것은 강직성 척추염의 특징적인 증상이다.

활동을 하면 허리의 통증이 심해지는 디스크와는 구분된다. 같은 자세로 오래 있어도 통증은 심해진다.

병이 진행되면 통증부위가 허리에서 더 위쪽으로 옮겨갈 수도 있고, 치료를 하지 않으면 척추 뼈 사이 인대의 석회화로 척추의 연결 부위가 굳어져 대나무처럼 허리가 굳어버리게 된다.

허리 통증만 있는 경우 단순한 요통으로 알고 지내다가 뒤늦게 병원을 찾게 되는 경우가 많다. 척추염이라고 해서 척추만 아픈 것은 아니다.

한쪽 다리의 무릎관절이 아프거나 발꿈치, 갈비뼈 등에 통증이 생기고 누르면 통증이 심해진다. 경우에 따라 척추 염증에 의한 증상보다 팔, 다리의 관절 염증에 의한 증상이 먼저 나타날 수도 있어서 오진을 주의해야 한다.

◇치료= 강직성 척추염환자는 자세를 바르게 하고 허리의 유연함을 키워주는 스트레칭 운동을 꾸준히 해야 한다. 어느 정도 관절의 강직이 진행됐더라도 운동은 중요하다.

치료에는 관절이 굳는 것을 방지하기 위한 규칙적인 운동이 필수적이다.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나 근이완제를 사용해 통증과 염증을 완화시킬 수 있다.

비스테로이드성 항염제는 척추관절의 강직성 진행을 막아주는 효과가 있어 기본적인 치료제로 중요하다. 류마티스 관절염 치료제(항류마티스제)인 면역조절약제(설파살라진 등)를 사용하기도 하지만 팔 다리 관절을 제외하고 척추 관절염에 대한 치료 효과는 거의 없는 것으로 보인다.

강직성 척추염 환자는 지속적인 약물치료를 해야 한다. 치료 약제가 달리 밝혀지지 않았던 과거에는 40대가 넘으면 완치된다는 속설이 있었다.

이는 잘 못 알려진 내용이다. 강직성 변화가 모든 척추관절로 악화돼 겉으로 보기에 끝난 것처럼 보이지만, 실제로는 허리가 완전히 굳은 상태에서 염증이 지속되는 것이다.

◇운동요법= 반드시 적절한 운동이 필요하다. 운동은 통증을 줄이고 관절의 운동을 원활하게 해준다. 규칙적으로 매일 하는 것이 중요하며, 몸통, 목, 어깨, 허리 등을 최대한 뒤로 펴는 운동이나 회전시키는 운동을 한다.

비치볼이나 큰 풍선 불기 같은 운동으로 폐활량 등을 기르는 것도 좋다. 수영은 목, 허리, 어깨 등 관절의 운동을 원활하게 하고 호흡운동을 촉진시킨다. 관절운동 감소 및 자세의 변형을 예방할 수 있다.

접영과 평영보다는 자유형, 배영에 시간을 더 할애하는 것이 좋다. 가능하다면 매일 아침 40-50분 정도 꾸준히 하는 것이 바람직하다. 하지만 운동 후 통증이 심해지거나, 팔과 다리의 관절이 부어오르거나 열이 나면 운동을 쉬고 전문의와 상의해야 한다.

자전거나 배드민턴, 테니스 등도 효과적이지만 관절을 다치지 않게 조심해야 한다. 축구, 농구 배구 등의 경기는 다른 사람과 부딪혀 관절이 다칠 수 있으므로 세심한 주의가 필요하다.

충격 위험이 있는 유도, 검도 등 격투기와 등과 목을 구부린 자세로 하는 볼링, 골프, 당구 등은 피해야 한다. 김용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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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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