2016년 전 생산 제품에도 결함 있으면 파장 클 듯

[충주]LG화학의 배터리를 사용한 에너지저장시스템(ESS)이 원인을 알 수 없는 잇단 화재로 국정감사에서 도마에 오른 가운데 충주의 한 골프장 화재사건이 새삼 주목을 받고 있다.

충주소방서와 A골프장에 따르면 지난 2016년 5월 1일 충주시 대소원면 소재 A골프장 카트 보관소의 골프카트(카트)에서 화재가 발생해 2시간 만에 진화됐다. 이 화재로 클럽하우스 건물 일부가 불에 타고 카트 72대도 전소돼 40여 억원의 재산 피해를 냈다.

LG화학의 리튬이온배터리로 교체하고 나서 한달이 채 안돼 화재가 났다는 것이 A골프장의 설명이다. A골프장은 당시 화재 현장 증거들과 관련, 대학교수 등 전문가들의 견해를 토대로 카트의 배터리 팩에서 화재가 난 것으로 추정하고 제조사측에 손해배상을 요구했다. 하지만 LG화학은 배터리 팩이라는 결정적 증거가 없다며 배상을 거부했다. 이에 양측은 현재 법적 다툼을 벌이고 있다.

A 골프장 관계자는 "전기관련 대학교수도 발화지점의 흔적으로 봤을 때 배터리 팩에서 시작됐을 것으로 확신하는데 LG화학은 인정을 하지 않고 있다"면서 "보증까지 서줬던 LG화학이 화재가 나자 책임이 없다고 등을 돌리고 법대로 하라는 모습을 보였다"고 주장했다. 배터리 팩 제조사 LG화학은 판매 당시 카트 제조사와 판매사와 함께 5년 또는 3만㎞의 보증을 약속했다.

더불어민주당 이훈 의원에 따르면 지난 2017년부터 시작된 전국 ESS 화재 26건 가운데 14건이 LG화학에서 생산한 배터리를 사용한 시설인 것으로 확인됐다.

특히 불이 난 ESS에 사용된 LG화학의 배터리는 모두 2017년 하반기, 중국 남경 공장에서 생산한 제품이라는 공통점이 있어, 특정 배터리에 대한 결함 의혹이 나온다. 충주 골프장 화재의 배터리는 이보다 앞선 2016년 이전에 생산된 것으로 LG화학의 추가적인 배터리 결함 가능성이 제기된다. 이 때문에 A골프장 화재가 LG화학 ESS 배터리 논란 확산에 도화선이 될 수도 있다.

한국화재감식학회의 한 관계자는 "최근 논란이 되고 있는 ESS화재와 A골프장 화재의 원인을 동일하게 봐도 무방할 것으로 판단된다"며 "화재가 나면 모두가 발뺌하다 보니 제대로 된 진상조사와 조치를 취할 수 없는데 제조사와 판매사 등의 관련 회사들의 전향적인 자세가 어느 때보다 필요하다"고 지적했다.

진광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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