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위기의 아이들] 中. 아동학대 방지 프로그램…변화과정

◇글 싣는 순서-上.대전 아동학대 사건 급증 中.아동학대 방지 프로그램…변화과정 下.사후 관리사례 등 자치단체 대책

아동학대 신고 건수가 늘어나면서 아동학대 가정에 시행되는 재발방지 프로그램에 관심이 높아지고 있다.

7일 대전시와 대전아동보호전문기관 등에 따르면 아동학대 신고가 접수되면 담당자의 현장 방문, 사례 판단의 절차를 거쳐 아동학대 사실 여부를 확인하게 된다. 아동학대가 사실로 드러나면 해당 가정은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사례 관리를 받게 된다. 대전에선 올 9월 말 기준 479건의 아동학대 사례가 관리되고 있다.

사례 관리는 피해아동 보호, 심리치료, GN모듈(가족관계 개선 등) 등의 프로그램으로 진행된다. 프로그램의 핵심은 `가정 기능의 정상화`다.

이 중 심리치료는 자발적으로 참여할 수 있는 프로그램과 강제적으로 시행되는 것으로 구분된다. 자발적은 말 그대로 학대 행위자의 요청으로 진행되는 것을 의미하며 강제적은 형사사건으로 입건돼 조건부 기소유예, 임시조치, 보호처분 등의 법원 판결을 통해 강제 수강명령이 떨어지는 경우다.

지난해 지역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심리치료를 받은 사람은 278명에 달한 것으로 나타났다. 이 중 74명이 법원의 명령에 따라 심리치료에 참여했다. 올해는 8월 말까지 총 207명이 심리치료를 받았고 이 중 70명이 법원 명령에 의해 심리치료를 받았다.

대전아동보호기관의 도움으로 아동학대 방지 프로그램에 참여한 학대 행위자를 만나 프로그램의 효과를 들어볼 수 있었다.

용기를 내 인터뷰에 응한 가해자 A씨는 자녀를 신체·정서적으로 학대한 혐의로 아이와 격리조치된 한 초등학생의 아버지다. A씨는 최초 학대 행위 이후 약 2년 동안 제주도 가족캠프, 가족 관계 개선·재결합 프로그램(GN모듈), 집단 상담 등의 아동학대 방지 프로그램에 참여해왔다. 교육 프로그램을 이수하면서 그동안 자신의 과오를 인정하고, 변화하려는 의지를 보여왔다는 게 아동보호기관 관계자의 설명이다. 교육을 성실히 이수하면서 사례 종결 결정을 받게 됐고 결국 A씨는 지난 8월 다시 자녀와 함께 살게 됐다.

A씨는 "아이와 격리됐다는 소식을 들었을 때는 몹시 겁이 났고 혼란스러웠다. 아내와 이혼한 뒤 나름 혼자 아이들 잘 키워보겠다는 생각으로 아이를 키워왔다. 지금 생각해도 아이에게 미안한 마음 뿐"이라며 "보호기관의 개선 프로그램이 크게 도움이 됐다. 가장 큰 변화는 가족 간 애정표현이 많아져 유대감이 생겼다는 점"이라고 말했다.

김환재 대전아동보호전문기관 관장은 "아동학대 가정에 대한 교육은 가정 기능 정상화에 맞춰 진행한다. 교육을 성실히 이수한 부모들은 학대 재발율이 크게 떨어지고 있다"며 교육 프로그램에 대해 설명했다.

김 관장은 이어 "아동보호전문기관의 아동학대 방지 프로그램의 효과는 각 사례마다 다르다. 아동학대를 반복하지 않겠다는 행위자의 의지가 중요하다"며 "그런 면에서 A씨는 굳은 의지로 전문기관의 학대 방지 프로그램을 잘 따라왔다. 앞으로도 학대 재발을 막기 위해 더 체계적으로 관리할 계획"라고 말했다. 이호창·천재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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천재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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