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병원 이용하자 ① 충남대병원

송민호 충남대학교병원장. 사진=충남대병원 제공
송민호 충남대학교병원장. 사진=충남대병원 제공
정부는 건강보험 보장성을 강화하는 각종 정책을 발표하고 있다. 최근에는 의료전달체계 개선책까지 내놨지만, 수도권 대형병원으로의 환자 쏠림 현상은 여전하다. 대전지역 1-2차 병원은 물론이고 3차 병원으로 분류되는 상급종합병원까지 서울 및 경기지역 대형병원에 환자를 뺏기는 상황이다. 환자 유치를 위한 지역 의료기관의 서비스 질 개선과 인프라 확충이 어느 때 보다 시급하다. 이에 본보는 `지역병원 이용하기` 차원으로 지역 의료기관들의 현 상황과 주민 요구에 부합하는 병원으로 거듭날 수 있는 방안을 모색해본다. 첫 번째 순서로 지역 유일 상급종합병원인 충남대학교병원 송민호 원장과의 인터뷰를 통해 이와 관련한 과제와 대책 등을 짚어봤다.

-많은 지역 주민들이 경·중증 여부를 떠나 수도권 종합병원을 고집하고 있다. 이에 대한 견해는.

"수도권과 지역의 격차는 모든 분야에서 명확하다. 하지만 시민들은 다른 격차는 인정하더라도 생명과 직결된 의료분야 만큼은 차이가 없길 바라고 있다. 지역 환자들이 서울 및 수도권 대형병원을 찾는 이유는 심리적 요인이 크다고 본다. 암과 같은 중증 질환의 경우 수도권 병원을 먼저 찾는 경향이 짙다. 지역 의료인의 한사람으로서 안타깝다. 이 문제는 특정 의료기관만의 노력으로 해결할 수 없다. 난치성 질환과 암, 심혈관질환 등은 의료인 확충과 인프라 개선 등의 획기적인 대책 마련이 필요하다고 본다. 지역 종합병원들이 각자의 역할을 분산해 특성 있는 진료를 한다면 시민들은 `의료질이 높아졌다`고 판단할 것이다. 무엇보다 시민들의 요구를 민감하게 받아들이고 대응할 필요가 있다."

-시민들은 지역 의료기관의 친절도 등도 문제점으로 지적하고 있다. 지역 병원 이용률을 높이기 위찬 충남대병원만의 대책은 무엇인가.

"의료기관을 이용할 때 환자나 보호자는 수도권 병원을 방문한 경험을 직접 비교한다. 좋은 경험과 반대의 경우가 있지만 환자는 좋은 경험만을 기억하게 된다. 이에 충남대병원은 두 개 경험을 간접 평가하기 위해 노력하고 있다. 환자와 보호자의 만족도를 높이기 위해 고객상담팀을 만들었다. 의료서비스에 대한 환자들의 솔직한 평가는 개선 방안 마련의 주요한 근거가 된다. 이 병원이 더 좋아졌으면 좋겠다는 요구로 받아들이고 능동적으로 서비스 개선에 나서고 있다."

-지역 주민 유치를 위한 선결 조건은.

"지역 병원은 주민과 상생하는 게 최우선이다. 우리 동네에 좋은 병원이 있다는 건 주민들에게도 긍정적 작용을 한다. 개인의 건강을 살뜰히 챙길 수 있는 병원의 존재는 지역 자부심으로 발현된다. 일례로 미국 미네소타주 로체스터에 본사를 둔 종합병원 메이오클리닉 (Mayo Clinic )의 경우. 지역 경제를 견인하고 바이오 헬스케어 사업의 주요 거점 역할을 하고 있다. 유·무형의 고용창출 효과까지 더해져 지역사회와 상호보완 작용을 하고 있다. 충남대병원은 국립대병원으로서 지역 신뢰가 없다면 성장할 수 없다. 의료 수익은 즉시 재투자해 장비 확충에 나서고 지역사회 요구에도 즉각 반응해야 한다. 주민들도 지역 의료기관에 대한 지지와 조언을 아끼지 않길 바란다."

-충남대병원만의 특화된 의료 인프라를 소개해달라.

"대학병원의 주 기능은 미래세대 의료인을 양성함이다. 국립대병원은 전 분야에 걸쳐 일정 수준 이상의 인프라를 갖춰야 한다고 본다. 3차 의료기관은 중증환자 비중이 높기 때문에 이와 관련된 의료장비와 인력 등은 지역에서 단연 최고라 말할 수 있다. 그러나 최우선은 지역병원으로서의 역할 재정립이 필요하다. 예를 들어 심혈관 질환자나 암 환자가 많다면 해당 분야에 대한 투자를 지속적으로 늘려야 한다. 이런 측면에서 충남대병원은 의료인 양성과 질 높은 의료서비스 제공기관으로서의 역할을 다하고 있다."

-충남대병원의 세종 분원에 대한 관심이 높다. 내년 6월 문을 여는 분원을 통해 추구하는 목표는.

"타 국립대병원들의 경우 이미 분원을 두고 있다. 분당서울대학교병원과 양산부산대학교병원, 칠곡경북대학교병원, 화순전남대학교병원 등이 개원 후 가파른 성장세를 거듭하고 있다. 기존 국립대병원은 이미 완성된 도시에서 병원이 커지는 개념이지만 세종은 다르다. 새로운 도시에 신규 의료기관이 첫 발을 내딛는 경우라고 보면 된다. 세종분원은 급속도로 변하는 의료 환경을 적극 반영하려고 한다. 세종에 위치한 만큼 정부의 보건의료정책을 최우선으로 대입해야 한다고 생각한다. 세종은 스마트도시 시범도시기도 하다. 신기술을 의료에 접합하는 병원이 될 수 있도록 하겠다."

-오는 11월 병원장 임기를 얼마 남겨두지 않았다. 그동안의 소회를 밝혀 달라.

"재임 기간 의료질을 높이기 위해 노력했다. 우선 눈앞에 둔 세종분원 개원 준비에 철저를 기하겠다. 또 의료산업 원천기술 개발을 위해 지역 대학과 정부출연연구기관 등과의 협업 체계를 구축했다. 지역 의료기관의 사회적 책무를 다하기 위해 공공의료사업단을 만들어 적극 운영했다. 그동안의 많은 성과는 의료진과 교직원 모두가 힘을 합쳐 이뤄낸 결과물이라고 생각한다."

◇ 송민호 충남대학교병원장은

2016년 11월 제22대 원장으로 취임해 병원을 이끌고 있다. 충남대학교 의과대학을 시작으로 동 대학원 석·박사를 수료했다. 1986년 전공의 수련을 시작으로 충남대병원과 인연을 맺었다. 1999년 충남대 의과대 부교수를 거쳐 2004년부터 의과대·의학전문대학원 교수직을 이어오고 있다. 2010-2015년 충남대병원 내분비대사질환특성화연구센터장, 2013-2015년 의과대·의학전문대학원 원장을 지냈다. 2015년에는 충남대학교 보건대학원 원장을 지낸 후 2016년 22대 병원장으로 취임했다. 현재 송 원장은 KAIST 의과학대학원 운영위원, 아시아태평양 갑상선학회 이사, 상급종합병원협의회 이사 등을 맡고 있다. 김용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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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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