축산 1번지 홍성군 58만마리 사육 예찰강화

아프리카 돼지열병(ASF)이 발생하면서 충남의 모든 시·군은 17일 오전부터 긴급 대책회의를 소집하고 방역에 총력을 기울이고 있다.

충남의 돼지사육농가와 사육두수는 1175농가, 240만 2494두로 전국 17개 시·도 중 1위를 차지하고 있다. 경기도가 1244 농가 196만 3378두로 2위에 올라 있으며, 경북 698 농가, 140만 8260두, 전북 780농가 136만 273두 순이다. 충북에는 334개 농가가 62여만 마리의 돼지를 사육하고 있다.

아프리카돼지열병(ASF)의 잠복기는 1주에서 3주 사이다. 대규모 인구 이동이 있었던 추석연휴 기간 동안 현재 발병이 확인된 파주 외 지역에 전파됐을 가능성을 배제할 수 없다. ASF는 백신이나 치료제가 없어 시군들은 거점소독소 설치 등 차단 방역에 힘을 쏟고 있다.

◇축산 1번지 홍성군 초긴장=충남지역별 돼지사육두수를 보면 홍성군이 342농가, 58만 5206두로 충남 1위는 물론 전국 1위를 차지하고 있다. 당진시가 151농가 31만여 두, 보령시 106농가 27만 3000여 두, 천안시가 87농가 24만 9000여 두로 뒤를 잇고 있다. 홍성군은 이날 홍주종합경기장에 거점소독시설을 설치해 방역에 나섰으며 18일까지 광천가축시장에 거점소독시설을 추가로 설치할 계획이다.

군 가축방역 담당자들은 돼지 사육 농가를 방문해 지속적으로 모니터링하며 중점 관리하고 있다. 군은 앞서 △취약농가 담당관제 △모니터링 검사 △외국 식료품 판매업소 점검 및 발생국 여행자제 홍보 등을 실시하며 아프리카 돼지열병에 선제적으로 대응해 왔다. 하지만 양돈농가들은 방역당국의 조치에도 불구하고 걱정이 이만 저만이 아니다. 만약 아프리카 돼지열병에 감염돼 살처분하게 된다면 3년 동안 재입식을 못해 양돈사업을 포기해야 할 수도 있기 때문이다.

김동진 대한한돈협회 홍성군지부장은 "경기도에 아프리카돼지열병이 발생하면서 홍성의 축산농가는 모두 비상이 걸렸다"면서 "하지만 과거 구제역 발생 경험을 통한 학습효과가 있기 때문에 출입을 제한하고 방역을 철저히 하면 피해를 막을 수 있을 것으로 본다"고 말했다.

당진시 역시 이날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비상대책상황실을 가동하고 시외 지역에서 시내 지역으로 들어오는 주요 도로를 대상으로 긴급 방역활동에 나섰다. 또한 시민들에게 농가 방문 자제를 요청하는 한편 지역 양돈 농가에 종사자와 차량, 물품에 대한 이동중지를 명령했다.

보령시는 긴급 대책회의를 열어 방역초소를 설치해 운영하고 이동방역차량 6대를 가동시키는 등 대응에 나섰다. 특히 시는 돼지사육의 80%가 이뤄지는 보령시 천북면 지역을 대상으로 집중 방역에 돌입했다.

63농가가 13만 3000여두의 돼지를 사육하고 있는 공주시는 24시간 근무체제로 전환한 뒤 일시이동중지를 발령하는 SMS 3569건을 발송하고, 17일 부터 상황종료시까지 거점소독시설을 설치해 상시운영에 나섰다.

태안군은 파주 양돈농가와 관련된 역학 시설은 없지만 양돈 전담공무원을 지정해 예찰을 강화하는 등 밀착 관리에 나섰다. 또한 아프리카돼지열병 확산 추이에 따라 거점시설을 탄력적으로 운영할 계획이다.

◇충북, 사육농가 몰린 중부권 =충북은 돼지 사육 두수가 충남 4분의 1 수준에 불과하지만 긴장감은 만만치 않다. 2010년말부터 2011년초까지 발생한 구제역으로 돼지 32만9700여 마리를 살처분 했던 기억이 아직 남아 있기 때문이다. 당시 소와 염소 등에까지 번져 축산기반이 초토화됐었다.

도는 이날 기존에 운영 중이던 ASF상황실을 확대하는 한편 재난안전대책본부를 가동하기로 했다. 도는 차량 이동제한 및 임상관찰에 집중할 계획이다.

충북은 11개 시군 중 진천 12만7000마리, 음성 10만8000마리, 괴산 9만7000마리 등 중부권에 돼지사육 농가가 몰려 있다.

음성군은 17일 양돈농가에 이동 중지 명령을 내리고 거점소독소 설치를 준비 중이다. 18일에는 관계자 대책회의를 열어 방역 강화 방안을 논의하게 된다.

괴산군도 사리면에 거점소독소를 준비하면서 연풍면에 1곳을 더 신설하기 위해 용역을 발주할 예정이다.

제천시는 당분간 전국 축산농가 행사 및 모임을 자제하고 양돈농가 담당관제를 운영할 방침이다.

시군들은 축사 외 지역 내 도축시설 출입차량 소독에도 주력하고 있다. 이재창 옥천군 친환경농축산과장은 "추석연휴 전후로 귀성객, 여행객 이동이 증가해 양돈농가는 축사내외소독, 농장출입에 대한 통제 등 차단방역에 주력하고 있다"며 "아프리카돼지열병 의심가축 발견시 방역기관에 즉시 신고하길 바란다"고 당부했다.

김진로·김성준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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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성준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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