국가핵융합연구소는 ITER 부품 가운데 우리나라에서 제작·조달을 담당하는 열차폐체 초도생산품을 제작했다고 17일 밝혔다.
열차폐체는 핵융합로 내 초고온 플라즈마 발생 과정에서 나오는 복사열이 극저온(영하 269℃)에서 운전되는 초전도자석에 전달되지 않도록 차단하는 장치다. 진공용기 열차폐체와 저온용기 열차폐체로 나눠지며, 전체 조립 시 높이와 직경이 각각 25m, 무게가 900 t에 이르는 초대형구조물이다. ITER 한국사업단은 2014년부터 국내 기업 ㈜SFA와 협력, 열차폐체 개발과 제작을 진행했다. 이번에 제작된 초도품은 진공용기 열차폐체의 6번 섹터(VVTS)와 하부 저온용기 열차폐체 실린더(LCTS)다. 진공용기와 초전도자석 사이에 설치되는 진공용기 열차폐체는 전체 360도 도넛 모양이며, 총 9개 섹터로 나뉘어 제작된다. 6번 섹터는 31개 패널로 제작됐으며, 지난해 8월 섹터 가조립을 통해 열차폐체의 설계 검증과 조립 적합성을 확인하는 데 성공했다. 사업단은 검증작업 뒤 재분리된 열차폐체 패널에 은도금을 입혔다. 열차폐체의 핵심기술인 은도금은 진공용기에서 나오는 방사율을 낮춰 복사열을 차단하는 역할을 한다.
허남일 ITER한국사업단 토카막기술부장은 "전체 600개의 패널과 7만 개의 볼트로 조립되는 열차폐체는 ITER 장치 조달품 중 가장 많은 인터페이스(타 부품과의 접합부분)를 갖고 있어 까다로운 설계와 제작 조건이 요구된다"며 "국내 협력 기업 및 ITER국제기구와 한 팀이 돼 기술적 난관을 극복하기 위해 협력해온 결과 ITER열차폐체를 성공적으로 제작할 수 있었다"고 말했다.
한편 지난 1일, 15일 두 번에 걸쳐 해상 운송을 시작한 초도품은 내달 중순 프랑스 ITER 건설 현장에 도착할 예정이다. 제작중인 남은 열차폐체는 2020년 10월까지 제작을 완료, 2021년 초까지 조달을 완료할 계획이다.주재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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