40대 이상 남성 발병...술 요산 증가·과도한 음주 금물

정청일 건양대학교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정청일 건양대학교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

푹푹 찌는 무더위가 지속되면서 시원한 맥주를 찾는 사람들이 늘고 있다. 맥주를 많이 마시는 사람들이 주의해야 할 질병이 있는데 바로 `통풍`이다. 맥주뿐 아니라 모든 종류의 술은 요산을 증가시켜 통풍의 위험성을 높이기 때문에 과도한 음주는 삼가는 게 좋다. 정청일 건양대학교병원 류마티스내과 교수의 도움말로 통풍에 대해서 알아본다.

◇극심한 염증 40대 이상 남성 발병= 바람만 스쳐도 아프다고 해서 이름 붙여진 통풍. 건강보험심사평가원의 보건의료 빅데이터 개방시스템에 따르면 2014년 30만 8000여 명이던 국내 통풍 환자수는 지난해 43만여 명으로 4년 사이 40% 가까이 늘었다. 통풍은 우리 몸에서 만들어지는 요산이라는 대사물질의 혈중 농도가 높아져서 관절 주위에 결정을 형성하고 극심한 염증 반응을 일으키는 질환이다. 주로 40세 이후의 남성에게 발생한다. 요산의 대사 과정 중 특정 효소의 문제가 있는 경우 통풍이 생길 수 있다. 가족 중에 통풍 환자가 있다면 발생할 가능성이 높다. 요산은 정상 세포의 핵 속에 있는 핵산(DNA) 성분인 `퓨린`이 분해돼 형성되는 최종 대사물질이다. 이렇게 형성된 요산은 신장을 통해 소변으로 배설되는데, 이때 요산이 과도하게 생성되거나 신장을 통한 배출이 잘되지 않는 경우 혈중 요산 수치가 높아지게 된다. 이 같은 `고요산혈증`의 상태로 10여 년의 세월이 흐르면 요산 결정이 신체 조직에 쌓이게 된다. 관절 주위에 형성돼 염증성 발작이 생기게 되면 통풍이 발생한다. 따라서 통풍 발작이 생긴 경우 요산 수치가 10여 년 이상 높게 유지됐다는 것을 의미한다.

◇관절 붓고 통증 심해= 주요 증상은 짧은 시간 내에 시작되는 통풍 발작으로 오게 된다. 관절이 갑자기 붓고 심한 통증과 열감을 느끼게 된다. 해당 부위가 붉은 색조를 띠기도 한다. 밤에 잘 생기고 손을 대지 못할 정도의 통증을 호소한다. 엄지발가락을 침범하는 경우가 많고 발목, 팔꿈치, 무릎 관절에도 생길 수 있어 류마티스 관절염과 구분이 어렵다. 통풍 발작은 음주, 수술, 감염증, 과식, 과로, 사고 이후 발생하고 일주일 정도가 지나면 약을 사용하지 않아도 저절로 낫는 경우가 있다. 고요산혈증이 유지되는 경우, 발작 빈도가 점차 늘어나고 요산 결정이 관절 주위에 덩어리를 이뤄 `통풍 결절`이라는 혹을 만들게 된다. 이럴 경우 관절이 손상된다. 통풍 결절은 신장 기능을 떨어뜨리고 요로 결석을 형성하기도 하며 귓바퀴를 포함한 신체의 어느 부위에도 생길 수 있다.

◇진단과 치료= 통풍의 진단은 염증이 있는 부위의 관절액을 뽑아 편광 현미경을 이용, 특징적인 요산결정을 확인하는 게 확실한 방법이다. 통풍 발작의 증상과 발 부위의 침범, 혈액 검사에서의 요산 농도 증가, 단순방사선검사, 초음파, 이중에너지 컴퓨터 단층촬영을 통해서도 진단 할 수 있다. 통풍 발작이 의심되면 증상이 없어진 후 추가 검사를 해봐야 한다. 통풍 치료는 두 가지로 나뉜다. 급성 통풍 발작이 오면 비 스테로이드성 항염제나 고용량의 스테로이드를 일시적으로 사용하게 된다. 경우에 따라 관절 내 스테로이드 주사 요법을 시행할 수 있다. 요산 농도를 낮추는 약제를 사용하는 방법도 있다. 통풍 발작 증상이 없어도 지속적으로 약제를 사용하면 혈중 요산 농도를 낮추고 관절주위의 결절을 녹여낼 수 있다. 통풍 가족력이 있거나 발작이 빈번한 경우, 결절이 있을 때 요산저하제의 지속적인 사용이 필요하다. 식이 요법 효과는 제한적이다. 과음한다면 술을 끊거나 줄이는 게 중요하다. 무엇보다 전문가를 찾아 상담을 받는 게 중요하다. 통풍은 환자 개개인에 맞는 적절한 약물 선택과 식이요법, 바람직한 생활습관으로 충분히 조절할 수 있는 병이다. 김용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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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용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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