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역 백화점에서 종이가 자취를 감추고 있다. 가가호호 우편함을 채우던 책자형 쇼핑정보(DM) 시대가 저물고, 스마트폰을 활용한 앱 형태로 빠르게 전환하면서다. 업계로선 디지털 시대 부응과 함께 지류 제작·발송에 드는 매몰비용 절감이 매력적이다. 한화갤러리아타임월드는 고객 쇼핑을 지원하고자 8월중 스마트폰 앱 서비스를 개선해 선보인다고 9일 밝혔다. 별다른 기능 없이 상품목록을 나열한 수준에 머물고 있는 현재 앱에 DM정보는 물론 상품권 확인이나 사은행사 참여도 할 수 있도록 다양한 기능을 넣고 사용자 환경을 개선하는 작업이 진행 중이다.

앱을 통한 쇼핑 지원은 사실 철 지난 아이템이다. 현대·롯데와 함께 백화점 주요 3사로 불리는 신세계백화점은 2013년 종이 우편물을 줄여 `그린경영`을 실천하겠다며 종이 DM을 단계적으로 폐지한 바 있다. 신세계는 당시 종이DM 대신 스마트폰 앱으로 쇼핑정보를 제공한다는 것을 고객에 알리고자 아무런 내용도 없는 `백지 DM`을 발송해 업계의 이목을 끌었다. 롯데백화점 역시 지난해 8월 `롯데백화점 앱`을 출시해 쇼핑정보와 할인쿠폰, 전자영수증, 주차쿠폰 등을 제공하고 있다. 앱 회원 수는 100만 명에 달하는 것으로 알려졌다. 롯데백화점은 `카카오플러스친구` 같은 소셜네트워크서비스로도 디지털 플랫폼을 확장하고 있다.

1년 만에 앱 서비스가 안착하면서 롯데백화점 대전점의 지류DM 발송 횟수는 크게 감소했다. 지난해 15차례(평균 3만부)에서 올해 그 절반인 7차례로 줄일 계획이다. 지류DM 축소로 올해 1억 원 이상 비용이 절감될 것으로 대전점은 추산했다. 지역 백화점 업계의 강자 갤러리아타임월드가 뒤늦게나마 앱 서비스 개선에 뛰어든 것도 이 때문이다. 타임월드는 1년에 10-12회(평균 2만 5000부)가량 지류DM을 고객에 보내고 있다. 앱 서비스로 이를 대체하면 연간 수 억 원의 예산을 아낄 수 있다는 계산이 나온다. 타임월드 관계자는 "앱 서비스 도입은 비용절감 효과도 있지만 환경보호, 생명존중, 안전문화 가치 실천을 내세우는 갤러리아 차원의 `라이트(RIGHT!) 캠페인`의 하나로 추진하는 것"이라며 "앱 서비스와 지류DM을 병행할지, 전면 전환할지 여부는 아직 결정되지 않았다"고 밝혔다.

지역 백화점 3사 중 2곳이 앱 서비스 전환을 서두르는 가운데 나머지 하나인 백화점세이는 지류DM을 유지하는 것으로 가닥을 잡았다. 백화점이 대전 원도심인 중구지역에 위치한 만큼 서구 둔산동(갤러리아타임월드), 서구 괴정동(롯데백화점)과 비교해 고객층이나 상권 자체가 다르다는 판단이 깔려 있다. 세이 관계자는 "백화점 방문고객 중 실제 구매력 있는 고객은 30대 중후반 이상으로 스마트폰 앱보다 우편물을 선호한다고 보고 있다"며 "고객 연령층도 다른 백화점에 비해 높은 편이어서 앱 서비스 도입은 검토하지 않고 있다"고 말했다. 문승현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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롯데백화점 앱 캡쳐화면.
롯데백화점 앱 캡쳐화면.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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