이중선 을지대학교병원 피부과 교수
이중선 을지대학교병원 피부과 교수
때 이른 더위에 지치고 면역력이 떨어지는 사람들이 늘어나고 있다. 면역력이 저하되면 질병에 걸리기 쉬운데 대상포진이 그 중 하나다. 대상포진은 특별한 계절적 요인이 있는 질환은 아니지만 기온이 오를수록 환자가 증가하는 경향이 있다.

◇상상이상의 고통= 대상포진은 수두-대상포진 바이러스가 몸 속(신경절)에 잠복하고 있다가 면역력이 약해지면 다시 활성화 되면서 발생하는 질병이다.

대개 어릴 때 수두에 걸린 적이 있는 사람에게서 발생한다. 일반적으로 50대 이상에서 흔히 생겨 노인성 질환으로 인식돼 왔다.

하지만 요즘은 스트레스가 많은 젊은 층까지 확산되고 있다. 대상포진의 증상으로는 전신권태감, 발열과 오한, 복통, 설사가 나기도 한다.

이 병의 특징적 증상인 피부 발진은 심한 통증이 먼저 생기고 3-10일이 지난 후 나타나는 것이 일반적이다.

발진이 먼저 생기거나 발진 없이 통증만 있는 경우도 있기 때문에 진단이 쉽지 않을 수도 있다. 수포가 나타나기 이전에는 신경통, 디스크, 오십견, 요로결석, 늑막염 등으로 오인하기 쉽다.

많은 환자들이 다른 진료과를 찾아 적절한 시기에 피부과 치료를 받지 못하는 것도 이 같은 이유에서다.

◇피부병변 사라져도 통증 남아= 대상포진에 의한 후유증과 합병증도 주의해야 한다. 증상이 주로 몸 한쪽에만 나타나는 대상포진은 얼굴 주위에 생기면 얼굴 한쪽이 마비된다.

눈에 생기면 안구에 흉터를 남겨 시력 장애를 초래할 수 있다. 골반 부위에 생기면 방광 부위 신경을 손상시켜 소변을 보는 것이 힘들 수도 있다.

일반적으로 피부 병변은 2-4주가 지나면 흉터나 색소 침착을 남기고 치유된다. 그러나 통증은 물집이 소실된 경우에도 계속 남는다.

통증은 신경손상과 중추신경의 변화에 의해 옷깃만 스쳐도 통증이 생기는 신경병성 통증이 나타난다.

발진과 물집, 딱지가 모두 떨어져 나간 후 피부가 완전히 정상으로 돌아와도 통증이 계속되는 경우가 있다.

몇 개월에서 수년 동안 신경통에 의한 통증이 계속되는 경우는 합병증으로 볼 수 있다. 질환 초기에 적극적으로 치료를 받는 것이 중요하다.

◇초기 관리 중요= 대상포진은 일찍 치료할수록 치료 효과가 좋아 피부 병변 발생 후 72시간 이내에 항바이러스 치료를 시작하는 것이 중요하다.

이때 피부 발진을 보고 피부병이라고 오해하기 쉽지만, 신경의 염증과 손상에 의한 것이므로 반드시 신경치료를 병행하는 것이 좋다.

발병 즉시 휴식과 안정을 취해야 하며, 상처에는 자극성 강한 반창고를 붙이기보다는 항생제가 포함된 거즈를 사용한다.

대상포진을 예방하기 위해서는 평소에 규칙적인 생활과 적당한 휴식이 필수적이다.

과음, 과식, 과로를 피하고 정기적인 운동과 균형 잡힌 식사로 안정적인 생활을 유지해야 한다.

대상포진은 면역력이 떨어질 때 찾아오기 때문에, 더위에 지치지 않도록 과로나 무리한 야외활동을 피하는 게 최선의 예방책이다.

갑자기 이유 없이 몸 한쪽부분에 심한 통증이 발생할 경우에는 반드시 전문의 진찰을 받아야 한다.

대상포진에 걸렸을 경우에는 드물게 어린이나 수두백신을 맞지 않은 사람, 항암치료환자 등 면역이 떨어지는 사람에게 전염시켜 수두를 앓게 할 수 있다.

이에 따라 이런 사람들과 접촉하거나 가까지 하지 않는 것이 좋다.

도움말= 이중선 을지대학교병원 피부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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