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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춤에 묻어나는 한국적인 느낌이 나만의 정체성"

2019-06-11기사 편집 2019-06-11 17:29:17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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대전 뉴댄스 국제페스티벌 캐나다 참가팀, 한인 안무가 인터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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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우리나라에서 하는 공연은 처음인데 굉장히 기대됩니다."

길현아(45·하나 킴)씨는 캐나다에서 활동하는 유일한 한인 안무가로, 지난 9일 첫 내한공연을 위해 한국에 방문했다.

올해 불혹을 넘어선 그의 인생에는 늘 무용이 함께했고, 지금은 캐나다 무용단 'Human Body Experession' 을 이끄는 수장이자, 대표 안무가로 활약하고 있다.

작가를 꿈꾸는 '문학소녀' 였던 그는 고등학교 축제에서 마돈나 역으로 춤을 췄다가 무용선생님의 눈에 들어 무용수의 길을 걷게된다.

"고등학교 선생님의 권유로 자연스럽게 무용을 배우고 22살 때 캐나다 무용학교 '메인댄스스쿨'에 입학했습니다. 공연을 하는 무용수로 지내다가 안무의 매력에 빠져 안무가로 활동하기 시작했죠"

춤을 향한 열정만으로 캐나다로 무작정 떠난 것이 뜻밖의 기회가 됐다.

"한국에서는 안무가가 되려면 어릴 때부터 무용수로 오랫동안 활동했던 경우밖에 없어요. 무용수로 명성을 쌓지 않은 안무가가 갑자기 나타나면 인정 받기가 어려워요. 반면 캐나다에는 무용을 전공하지 않은 안무가도 많거든요"

젊은 나이에 가족들과 떨어져 낯선 캐나다 땅에서 나름의 방식으로 적응했다.

"공연 지원금을 신청해야 하는데 원어민 만큼 화려한 표현을 못쓰니까 지원 서류가 자꾸 떨어지더라고요. 그만두고 카페를 열어 돈을 벌까도 수십 번 생각했어요. 후회하지 않으려면 적어도 '몸 바쳐서 해보자'는 생각으로 다시 도전 했죠. 나만의 스타일을 살린 글로 지원하니 지난 10년 동안 받은 지원금만 2억 5000만 원이 됐습니다"

길 씨가 짠 안무는 동작이 크고 격렬한 것이 특징이다. 캐나다인에게는 안무 곳곳에 깃든 한국 특유의 정서가 매 번 새롭다.

"캐나다 사람들이 한국 사람이니까 '얌전한 춤을 추겠구나' 라고 생각하는데, 제 안무를 본 사람들은 깜짝 놀라요. 한국의 정서가 내면의 폭발력이 굉장히 강하거든요. 벤쿠버에서 처음 활동을 시작했을 때 한국적인 요소를 가미해서 춤을 추니 좋아해 주시더라고요"

21년 동안 안무가로 살아온 길 씨는 그의 직업을 영화감독에 비유했다.

"안무가라는 직업을 쉽게 표현하자면 영화감독입니다. 프로젝트에 어울리는 무용수를 캐스팅하고, 의상·조명을 관리하고 무용수들이 무대 위에서 가장 빛날 수 있도록 모든 것을 다 총괄해요. 무용수와 스태프들이 프로젝트를 통해서 무언가 얻어나가는 것을 볼 때마다 보람을 느낍니다"

길 씨가 연출한 첫 내한공연 'Chasing the path'는 12일 오후 7시 30분 대전 예술가의 집 누리홀에서 열린다. 오는 13일에는 충남대 무용스튜디오에서 안무가와 무용수, 지역 고등학생들에게 무용 테크닉을 공유하는 워크숍을 진행한다.

"이번 공연은 한국영화 '더킹'에서 영감을 받았어요. 기억에 대한 감정들에 대해 표현한 작품입니다. 기억 자체를 사랑해야 한다는 주제입니다. 그게 나쁜 기억일지라도요" 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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