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전시티즌 선수들 모습. [사진=대전시티즌 제공]
대전시티즌 선수들 모습. [사진=대전시티즌 제공]
프로축구 구단 대전시티즌이 방만 운영과 비리 온상이라는 오명을 쓰며 추락을 거듭하고 있다.

2006년 시민구단 전환 이후 2015년 K리그2(2부리그)로 강등된 이후 거듭되는 성적 부진과 함께 잡음이 끊이지 않는다. 올해는 신인 선수 공개 선발 과정에서 점수 조작 의혹으로 경찰 수사까지 받으며 최악의 상황을 맞았다. `시민 없는 시민 구단`으로 비판을 받고 있는 대전이 시민구단으로 거듭나기 위해선 뼈를 깎는 쇄신으로 체질 개선에 나서야 한다는 여론이다.

대전은 한 때 K리그 최다 관중몰이를 하는 인기 구단이었다.

1997년 (주)대전프로축구로 창단한 대전은 창단 5년 만인 2001년 FA 우승컵을 들었고 2004년엔 준우승하는 쾌거를 올렸다.

2003년엔 평균관중 1위, 홈 승률 1위를 기록하면서 K리그 주중 최다 관중(4만 3770명)이 몰리며 대전시에 `축구특별시`라는 명성을 안겨주었다.

2006년 시민구단 전환 이듬해인 2007년에도 K리그 6강 플레이오프에 진출하는 등 대전은 1부리그에서의 존재감을 키워왔다.

그러나 2013년 승강제 도입 이후 2014년 2부리그로 첫 강등되면서 곪았던 문제가 수면 위로 드러나기 시작했다.

이듬 해 1부리그로 승격됐지만 같은 해 말 1부리그 4승7무27패로 최하위를 기록하며 2016년 K리그2(2부리그)로 또다시 강등됐다. 지난 해 2부리그 플레이오프까지 진출하며 1부리그 승격 기대감을 높였지만 4위로 마감했다. 올 시즌엔 최근 6경기에서 1무 5패하며 9위에 머무르고 있다. 관중 수도 급감했다. 홈경기 평균 관중은 2013년 10만 명에서 지난 해 3만 명으로 뚝 떨어졌다.

대전은 거듭되는 성적 부진과 함께 방만 운영도 질타를 받고 있다. 구단 수입 가운 데 70% 이상을 시보조금에 의존하고 있기 때문이다.

27일 대전시티즌에 따르면 시티즌은 매년 시 보조금으로 60여 억원을 지원받고 있다.

2013년 53억 원, 2014년 41억 원, 2015년 60억 원, 2016년 59억 원, 2017년 74억 원, 지난 해 79억 원을 지원받았다. 2017년엔 구단 역사상 최초로 추경에 30억 원을 세워 선수단 운영비로 받았다. 지난 해 선수단을 59명까지 늘리며 몸집을 키웠지만 성적은 제자리였다.

대전이 신뢰를 회복하기 위해 경영 정상화가 급선무로 지목되는 이유다.

시민구단의 맹점이 약점으로 작용하는 부분도 개선 과제로 떠올랐다.

구단주인 대전시장의 정치적 입장에 따른 `낙하산 인사`가 대표적이다. 전문성보다는 입맛에 맞는 정략적 판단이 인사 요인으로 작용하면서 대표이사와 감독의 잦은 교체는 물론 체계적인 시스템도 부재한 상황이다. 대전은 지난 22년간 18명의 대표이사와 11명의 감독이 교체됐다. 평균 임기가 1년도 채 안되는 셈이다.

대전은 최용규 신임 대표이사가 지난 21일 고종수 감독을 성적 부진으로 경질한 후 사무국과 선수단 혁신에 시동을 걸고 있다.

정문현 충남대 스포츠과학과 교수는 "대전시티즌의 체질 개선을 위해 가장 중요한 건 능력있는 대표이사가 제대로 된 비전을 설정해야 한다는 것과 사무국 전문성을 강화해야 한다는 것"이라면서 "또 스포츠마케팅으로 수익 창출을 도모해 재정 안정화도 시급한 과제"라고 말했다. 강은선 기자

<저작권자ⓒ대전일보사. 무단전재-재배포 금지>

강은선
저작권자 © 대전일보 무단전재 및 재배포 금지