35년동안 1만5000시간을 소외된 이웃을 위해 헌신적으로 바친 사람이 있다.

충청권 자원봉사계에서는 이미 유명 인사인 이재화(63·사진)충남가정결연 여성 본부장이 바로 그다.

이 회장은 자원봉사 시간을 기록하기 시작한 2000년을 기준으로 최근까지 1주일에 5일, 하루 5-8시간을 오롯이 남을 돕는 일에 사용했다. 이렇게해서 달성한 봉사시간은 1만5450시간. 이 회장에게 이 시간이 주는 의미는 남다르다. 7년전 스스로 세운 목표를 달성했기 때문이다.

이 회장은 "사회적 지위가 높았던 한 남성이 2-3년동안 세상과 단절된 삶을 살다가 저를 만나면서 걷고, 웃게 됐다"며 "자신을 밖으로 끌어내줘서 고맙다는 말을 듣고 세운 목표를 7년만에 이룰 수 있게 돼 행복하다"고 말했다.

그가 자원봉사의 길을 걷게 된 것은 이웃에게 한없이 따뜻했던 어머니의 영향이 컸다. 없는 살림에도 홀로되신 이웃의 어르신을 가족같이 살뜰하게 챙겼던 어머니처럼 그 역시 외롭고 소외된 어르신들을 외면하지 못했다.

이 회장은 "시간이 될때마다 세 아이와 함께 양로원을 찾아가 청소, 음식, 미용 등 기쁘고 즐거운 마음으로 봉사를 했다"며 "몸은 힘들었지만 봉사를 하면서 얻은게 훨씬 많았다"고 술회했다.

지치지 않은 봉사활동에 대통령상, 장관상, 충남도지사 등 20여개의 크고 작은 상도 받았다. 봉사할때 함께 했던 자녀들은 어른을 공경하고, 예의바르게 성장해 승무원, 의사, 정부출연구원 직원 등 사회에 꼭 필요한 인재가 됐고, 대학교수인 남편은 그의 활동을 말없이 응원해줬다. 가족들의 전폭적인 지지는 받았지만 상 받을때 만큼은 야박하기 그지없었다.

이 회장은 "상을 타는것은 진정한 봉사가 아니다"라며 "가족참여가 의무인 시상식 조차 남편은 사진도 찍지 않고 도망치듯 빠져나갔고, 가족의 축하를 받으며 상을 받아본 기억이 없다"며 울컥했다.

서운한 마음이 들다가도 자원봉사를 멈출수 없는것은 배우는 기쁨이 무엇보다 커서다. 큰 돈 들이지 않으면서도 얻는 게 많은것이 바로 자원봉사란다.

이 회장은 "자상한 남편, 잘 자라준 세자녀, 저를 찾는 많은 어르신들의 사랑을 받는데 어찌 행복하지 않겠냐"며 "살아보니 아프고 상처입은 사람한테 배운게 훨씬 많았고, 봉사를 했기 때문에 느낄 수 있었던 것 같다"고 말했다.

이 회장의 다음 목표는 허리와 무릎이 성하다는 조건하에 70살까지 일하는 것이다.

이 회장은 "목표를 달성했고 나이가 있어 1주일에 3일은 봉사활동을 하고 건강이 허락하는 한 일흔살까지는 저를 필요로 하는 분들고 함께 하고 싶다"고 말했다.

원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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