지속적 식욕감소·불면증 전문의 상담 필요

안소현 충남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안소현 충남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외상이란 범죄, 전쟁, 폭행, 납치, 자연 재해 등과 같이 죽음의 위협을 받는 사건, 심각한 부상을 야기한 사건, 성폭력 등 심각한 사건을 의미한다. 이러한 사건들을 직접 경험한 것 뿐 아니라, 목격을 하거나 가까운 사람에게 일어난 것을 알게 된 것 등을 포함한다. 이러한 사건들에 반복적으로 또는 세부 사항에 지나치게 노출되는 경험들도 외상에 해당하는데, 경찰관이나 소방관과 같은 직업군에서 보일 수 있다.

외상 이후에 모든 사람들은 스트레스 반응을 겪게 된다. 이러한 반응은 개인의 의지 부족이나 나약함과는 관련이 없는 정상적인 반응일 수 있다. 신체, 감정, 생각의 변화가 나타나는데 식욕감소, 불면증, 피로감, 심장 두근거림, 땀 흘림은 물론 과민, 악몽, 분노, 직장생활이나 학업의 어려움 등이 생길 수 있다.

다행인 것은 우리는 스트레스를 극복하고 원래대로 돌아가려고 하는 힘(회복탄력성)을 가지고 있고, 외상으로부터 자연스럽게 회복하게 된다. 그러나 이러한 반응이 오래 지속되고 그 정도가 심하여 일상생활에 지장을 준다면, 전문의와의 상담이 필요하다. 다만 외상을 경험했다고 해서 모든 사람에게 같은 증상이 나타나는 것은 아니다. 대부분은 정상적인 반응에서 회복이 되고, 다른 일부는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가 생기기도 한다. 즉, 스트레스와 취약성 간의 상관관계가 발병에 영향을 줄 수 있다.

외상 후 스트레스 장애 치료는 크게 정신의학적 교육과 안정화, 정신치료, 약물치료로 구분된다.

우선 정신의학적 교육과 안정화에서는 외상 후 발생할 수 있는 정상적인 반응, 전반적인 치료과정 등에 대한 정보를 제공하고 정신과적 질환에 대한 낙인(stigma)을 없앨 수 있도록 한다. 안정화는 정서적 조절과 안정을 목적으로 하는 기법들로 안전지대 설정, 착지하기, 봉쇄하기 등의 방법을 말한다.

정신치료적 개입에는 노출치료, 인지행동치료(인지처리치료), 안구운동 민감소실 및 재처리(EMDR), 최면 등이 있다. 노출치료는 환자에게 반복적으로 외상관련자극을 노출시키면서 불안과 회피반응을 감소시키고, 외상기억을 정서적으로 처리하고 왜곡된 인지를 교정하는 치료다. 또 인지처리치료는 외상과 관련된 비적응적인 인지나 사고를 변화시키는 데 중점을 둔 치료 방법이다. 안구운동 민감소실 및 재처리는 양측성 안구운동이나 기타 양측성 자극의 요소와 인지행동치료적 요소를 갖춘 치료다.

이외에 약물치료를 필요로 하는 경우가 많으며, 특히 증상이 심한 경우에는 약물치료가 반드시 필요할 수 있다. 일차적으로 선택하는 약물 중 하나는 선택적 세로토닌 재흡수 차단제(SSRI)로 우울증 치료제이면서 외상 후 스트레스장애의 모든 영역 증상을 감소시켜 줄 수 있다. 또 다른 계열의 항우울제, 항불안제, 항정신병약물, 기분조절제 등도 사용할 수 있다. 약물치료는 개개인에 대한 치료 효능 및 부작용이 다르기 때문에 담당 의사와의 면담이 중요하다. 안소현 충남대병원 정신건강의학과 교수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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