하지불안증후군

하지불안증후군(restless legs syndrome)은 수면을 취하려고 준비할 때 나타나는 하지의 불편감으로, 양상을 표현하기 어렵고 불쾌한 느낌을 유발한다. 하지불안증후군은 주로 저녁에 발생하며 특히 수면을 위해 자려고 누워있거나 졸음이 올 때, 다리를 움직이고 싶은 참을 수 없는 충동이 나타난다. 환자들은 이러한 증상을 묘사하거나 설명하는데 많은 곤란을 느낀다. 진료했던 환자 중에 심한 경우는 자려고 눈을 감으면 증상이 나타나고, 눈을 뜨면 증상이 없어진다고 정확하게 증상을 표현하기도 한다.

지금까지는 도파민 농도의 일주기 변동에 이상이 생기면서 하지불안증후군이 나타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정상적인 경우 도파민 대사물질의 농도가 오전에 비해 야간이 높은데, 하지불안증후군에서는 오히려 오전에 도파민 농도가 높게 측정 된다. 이러한 도파민의 위상 변화는 수면 유도 호르몬인 멜라토닌의 분비시간을 앞당기는 효과를 나타내는데, 멜라토닌은 도파민의 기능을 방해하는 것으로 알려져 있다. 하지만 일부 도파민 대사물은 정상인과 하지불안증후군 환자 사이에 농도 차이가 없는 경우도 있어서 도파민 결핍이 절대적 원인이 되지 않는 경우도 있음을 시사한다.

최근 보고에 의하면 하지불안증후군 환자에서 야간 뇌척수액 내 페리틴(체내 철분 저장량의 지표물질) 농도가 감소해 있고, 이는 증상의 경중에 비례한다고 기술하고 있다. 철은 도파민 생성과정의 중요 보조인자로서, 철분 부족은 도파민 계통의 이상을 초래할 수 있다.

하지불안 증후군 치료에는 도파민 기능 항진제가 좋은 효과를 보이기도 하며, 철 대사 이상도 주 원인이 될 수 있다고 보고 있다. 그래서 임상에서는 도파민 제제나 철분 보충요법을 통해 증상 치료가 되는 경우가 많다. 한의원에 내원하는 환자는 초기 증상에 대한 호소만을 갖고 내원하는 경우나 치료 과정을 거친 이후에도 효과가 없는 등의 경우다.

도파민 농도의 일주기 이상과 멜라토닌 관계는 한의학에서 위기(衛氣)의 조절문제와 관련이 있다. 한의학에서 영위(營衛)라고 해 굉장히 중요하게 다루는 내용인데, 일반적으로 영은 몸의 기초 대사를 유지하하고 위는 뇌의 기능과 관련돼 몸의 외부환경에 대한 적응·대응을 조절하는 부분을 말한다. 영위 조절에서 위기의 문제가 극단적으로 표현되는 것이 하지불안증후군인데, 위기는 낮에 체표에서 작용을 하다가 밤에는 족소음경을 통해 체내로 작용점이 바뀌면서 대사의 축을 변경하는 작용을 하게 된다. 이러한 위기 조절이 잘 되지 않아서 나타나는 증상 중 하나가 하지불안증후군으로 해석이 된다.

한의학적으로 하지불안증후군을 치료할 때는 도파민 전구체가 풍부한 산약이라는 약제가 포함된 탕약 처방과 위기를 조절하는 침 치료로 접근을 한다. 신체의 일주기 변동에 적응장애가 생겨서 발생하는 증상으로 몸의 리듬을 회복하는 치료가 효과적이다. 허제신 둔산튼튼한의원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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