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서천]서천군이 매년 초 관행처럼 진행하는 `군민과의 대화` 행사를 두고 행정력 낭비 등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다.

군은 지난 수십 년 동안 군민여론 및 애로사항 청취, 군정 홍보 등을 목적으로 각 실·과장 및 핵심부서 팀장 등 30-40명이 참여한 가운데 약 3주 가량 13개 읍·면별로 돌아 다니며 군정 홍보 행사를 대대적으로 개최하고 있다.

특히 지난 2년 전만도 해도 행사장에서 각 읍·면별 약 10여 명 가량 주민들을 선발해 명분도 명확치 않은 군수 시상까지 해 `선거용 표심관리 아니냐`는 뒷말이 무성하게 나오기도 했다.

게다가 군수가 행사장에 대부분의 간부 및 핵심 부서 팀장들까지 대거 행사에 참여하다 보니 행정력 낭비 우려는 물론 혁신 행정을 찾아 보기 힘들다는 군민들에 볼멘소리가 터져 나오고 있다.

행사장에서 나오는 군민들의 애로사항도 도로포장 및 농로포장 등 마을별 소규모사업 일색이어서 각 읍·면장이 해결 해도 무방한 사안들을 군수까지 나서서 직접 챙기는 모양새가 나와 행사개최 자체를 바라보는 군민들에 사각이 곱지 않다.

이를 반영하듯 일부 특정면에서는 주민 참여도가 떨어져 군민들로부터 `밥보다 고추장이 많다`는 비아냥을 듣기도 했다.

이를 놓고 군의 한 마을 이장은 "군수가 주민소통을 하는 것은 좋은 일이지만, 요즘 너무 횟수가 많다 보니 선출직의 표심 관리 등 정치적 해석까지 나오고 있는 상황"이라고 말했다.

행사의 핵심 포인트가 군정 홍보에 치중하고 있다는 점도 문제다. 핵심 간부들이 대거 참석한 가운데 군민들을 모아 놓고 사실상 군수 치적 홍보를 하는 모양새로여서 대단히 볼썽 사납다는 지적이 지역 정가에서 나오고 있다.

일부 주민들은 특정 사업에 대해 "지난 10여 년간 매년 건의를 했으나 아직도 해결되지 않고 있다"며 "이런 행사를 왜 하는지 모르겠다"고 주장하기도 했다.

군의 한 간부는 "인사말을 두고 군의회와의 협치에 금이 가는 등 군민들에 우려의 목소리가 나오고 있는 것이 현실"이라며 "관행처럼 매년 개최되는 군민과의 대화가 이제는 새로운 소통 방식으로 혁신해야 할 과제"라고 밝혔다. 최병용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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