CJ대한통운 대전물류센터에서 발생한 근로자 사망사고로 작업중지 명령이 내려지면서 곳곳에서 혼란스런 상황이 감지되고 있다.

CJ택배 기사들은 평소보다 출근시간이 당겨졌고, 소비자들은 배송 지연 우려에 당황해 하고 있으며, CJ대한통운의 전국 물류센터는 고용노동부의 기획관리감독에 긴장하는 모습이 역력하다.

◇바빠진 택배기사들=대전지방고용노동청은 지난 30일 CJ대한통운 대전물류센터에서 상차작업을 하던 직원이 트레일러에 치여 숨지자 이날 오후부터 물류센터에 전면 작업중지 명령을 내렸다. 사건이 발생한 CJ대한통운의 대전허브 센터의 1일 택배물동량은 최대 100만개로, CJ 택배 물동량의 30%를 점유한다. 하지만 이날부터 대전허브터널이 막히면서 계룡, 읍내동, 유성 터미널은 과부하가 걸렸다.

CJ소속 한 택배기사는 "평소 120대 가량의 배송 차량이 물량을 실어가는데, 오늘은 배인 240대가 몰리는 바람에 대기시간이 상당히 오래 걸렸다"며 "이를 감안해 평소보다 1시간 일찍 출근했는데, 장기화되면 배송지연에 따른 불만으로 고객을 놓쳐 건당 수수료를 받는 기사들도 피해를 입을 수 있다"고 우려했다.

◇배송 지연 우려하는 소비자들=이벤트업체 대표 김모씨는 중요한 행사를 앞두고 주문한 이벤트 소품이 제 때 도착하지 않을까 전전긍긍하고 있다. 대형 행사를 앞두고 중요한 소품 등을 주문했는데, 제 날짜에 소품 등이 오지 않으면 행사 자체를 할 수 없기 때문이다.

김씨는 "그날 인테리어를 하지 못하면 고객한테 우리가 다 물어줘야 할 상황"이라며 "주문한 제품이 제 날짜에 온다는 보장도 없이 다시 구매를 해야 할지, 기다려야 할지 하루하루 속이 탄다"고 답답해 했다.

또다른 시민은 CJ대한통운의 대처에도 불만을 토로했다.

시골에 거주하는 최모씨는 "이 지역에는 택배 업체가 CJ대한통운 한 곳 밖에 없는데 대안도 마련하지 않고 택배 물량 증가로 개인 택배 예약 서비스를 일시 중단한다고만 쓰면 책임을 다 하는 것이냐"며 "기사와 차량을 늘리는 등 현실적인 대안을 마련해 달라"고 말했다.

◇긴장하는 물류센터=고용노동부는 1일 CJ대한통운의 전국 물류센터에 대해 오는 8일부터 29일까지 3주간 기획 감독을 실시한다고 밝혔다. 이번 기획감독은 지난 8월 CJ대전터미널에서 아르바이트 노동자가 감전으로 사망한데 이어 또다시 같은 사업장에서 기본적인 안전관리 소홀로 인해 노동자가 사망한 사고가 잇따라 발생한데 따른 특별조치이다. 감독 결과 시설·장비에 대한 안전조치가 적정하지 않거나 산업안전보건법에서 정한 노동자 안전보호 의무를 지키지 않아 안전관리가 불량한 것으로 드러날 경우 사법 조치와 과태료를 부과할 예정이다. 아울러 CJ 본사에 대해서는 사망사고 재발 방지를 위해 본사 차원의 재발방지 계획을 수립하도록 명령할 예정이다.

이에 CJ 소속 한 물류센터 관계자는 "통상 후방 주차시에는 수신호를 하는 인력이 비치돼야 하는데, 근로환경이 열악해 이를 지키는 곳이 거의 없다"며 "기획 감독의 수위가 어느 정도일지 긴장이 될 수밖에 없는 것이 사실"이라고 말했다.

원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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