알츠하이머 진단용 조영제 특허출원 급증

우리나라는 지난해 처음으로 고령사회에 진입했다. 지난 8월 통계청이 발표한 `2017년 인구주택 총조사`에서 65세 이상이 14.2%를 차지하는 것으로 나타났다. 65세 이상이 14% 이상이면 `고령사회(Aged Society)`로 분류된다. 2026년에는 노인 인구가 20.8%에 이르게 돼 초고령사회에 도달할 것으로 전망된다. 이처럼 노인 인구가 증가하면 건강에 대한 문제가 부각된다. 그 중에도 치매는 고령사회를 위협하는 가장 큰 위험요소다. 이에 따라 치매 예방 안경, 스마트워치, 브레인 피트니스 등에서부터 진단·치료 의약품 개발 등 치매를 예방하거나 치료하기 위한 산업이 점차 커지는 추세다.

18일 특허청에 따르면 알츠하이머 진단에 사용되는 조영제 관련 특허출원이 꾸준하게 이어지고 있다. 2008년부터 2017년까지 알츠하이머 진단용 조영제와 관련된 특허출원 건수는 총 110건으로, 한 해에 적게는 4건, 많게는 22건의 특허가 출원돼 매년 평균 11건의 특허가 출원되고 있는 것으로 나타났다.

알츠하이머는 기억력, 사고력 및 행동상의 문제를 야기하는 뇌 질병으로, 치매의 가장 흔한형태이다. `치매 국가책임제 대국민 보고대회`에서 인구 고령화와 치매인구의 폭발적 증가로 2016년 말에 69만명으로 추산되는 국내 치매 인구가 2030년에는 127만명으로 늘어날 것으로 전망됐다.

의학계는 지속적으로 치료제 연구에 힘을 쏟고 있지만 증상을 늦추는 약만 있을 뿐 아직까지 근본적인 치료제가 없는 실정이다. 알츠하이머는 증세가 매우 천천히 진행되므로 발병 후 치료보다는 조기 진단을 통한 예방이 중요하다. 알츠하이머를 조기에 진단해주는 산업이 매우 각광받는 이유가 여기에 있다.

조영제는 내시경 검사 등의 영상 검사에서 몸 속 상태가 잘 보이도록 해주는 약물이다. 엑스레이, 컴퓨터단층촬영(CT), 자기공명영상(MRI), 양전자 단층 촬영(PET) 등 영상진단을 하기 전 특정 조직이나 혈관이 잘 보이도록 투여한다. 알츠하이머와 관련된 베타아밀로이드 등에 대한 표적화된 약물전달 기술이 접목된 조영제가 개발되면서 조기 진단이 더욱 용이해지고 있다.

출원인의 국적을 분석해보면, 지난 10년간 외국인에 의한 특허출원이 75%(82건)로 다수를 차지한다. 고령화가 먼저 진행된 외국에서 퇴행성 뇌질환에 대한 관심이 먼저 일어났기 때문으로 추측된다. 주목할 만한 것은 내국인의 경우 2008년에 1건에 불과했던 특허출원이 이후 증가해 2017년에 12건에 달한다는 점이다. 알츠하이머 진단용 조영제에 대한 국내 업계 및 학계의 연구 활동이 증가하고 있음을 시사한다.

한편, 임상에서 사용되고 있는 알츠하이머 진단용 조영제는 베타아밀로이드 표적 영상용 아미비드가 2012년 미국 FDA에서 최초로 임상 승인된 후 비자밀(2013년)과 뉴라체크(2014년) 등이 승인돼 사용 중이다. 국내에서는 방사성 조영제 전문 기업인 퓨처켐의 알자뷰가 지난해 세계에서 4번째이자 식약처에서 승인된 국내 최초의 알츠하이머 표적 진단용 조영제다.

특허청 고태욱 약품화학심사과장은 "고령화 시대에 치매어르신과 가족들을 도울 수 있는 알츠하이머 조기 진단제 개발은 가정의 행복은 물론이고 노후 건강과 품위있는 삶을 위해서 매우 중요하다"라며 "알츠하이머 진단용 조영제 개발의 중요성과 시장 가치를 미리 내다보고 연구소나 업계 차원에서 신기술 확보와 지재권 선점에 더욱 노력할 필요가 있다"라고 밝혔다.

이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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