아르헨티나, 터키, 브라질 등에서 시작한 신흥국 금융위기가 심상치 않다. 선진국 통화긴축으로 인해 국제금융시장이 혼란에 빠지자 경제가 불안한 신흥국들의 통화가치가 폭락세다.

아르헨티나 페소화와 브라질 헤알화 가치가 지난 몇 달간 각각 40%와 30% 이상 떨어졌다. 두 나라의 금융위기는 곧바로 베네수엘라 등 다른 남미국가로 번져 각국이 부도 위기에 휩싸이고 있다. 터키, 러시아, 남아프리카공화국 등도 유사한 위기에 처했다. 신흥국 금융위기 뇌관인 미국의 금리인상이 속도를 내고 있다. 지난 달 26일 미국은 기준금리를 1.75-2.00%에서 2.00-2.25%로 0.25% 포인트 올렸다.

미국은 12월 또 다시 같은 폭의 기준금리 인상을 추진할 전망이다. 미국 기준금리가 계속 오르면 홍콩, 이탈리아, 중국까지 타격을 받아 신흥국 위기가 세계 전역으로 확산할 가능성이 있다. 특히 미국과 중국이 무역전쟁을 본격화한 것은 상황을 더욱 심각하게 하고 있다. 미국과 중국은 지난 7월과 8월 500억 달러 상품에 보복관세 25%를 서로 부과했다. 최근 미국은 2000억 달러의 중국 상품에 대해 10%, 중국은 600억 달러의 미국 상품에 대해 5-10% 보복관세를 다시 부과했다. 국가부채가 국내총생산(GDP)의 2.6배가 넘는 중국 경제가 무역전쟁 타격을 받아 금융부도 위험이 커질 경우 신흥국 금융위기는 걷잡을 수 없는 상황이 된다.

현 추세로 나갈 경우 국제금융위기 10년 주기설이 현실로 나타날 수 있다. 1997년 아시아 외환위기,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에 이어 2018년 신흥국 금융위기가 임박했다는 주장이 힘을 얻고 있다. 2008년 글로벌 금융위기 당시와 비교해 최근 신흥국의 부채 위험은 더 높은 상황이다.

그렇다면 한국은 금융위기 안전지대일까. 결코 방심하면 안 될듯 하다. 현재 우리나라 기준금리는 1.5%로 미국에 비해 0.5-0.75% 낮다. 자칫하면 외국자본 유출이 본격화할 수 있다. 또한 현재 한국의 대중 수출은 전체 수출의 26%를 차지한다. 미중 무역전쟁이 확산되면 중국경제와 한국경제가 같이 타격을 받는 공동운명체가 될 수 있다. 현재 이러한 글로벌 대외 악재속에서 낙폭과대에 대한 매수보다는 반등시 일부 현금화 후 글로벌 경기동향을 지켜보는 신중한 투자가 필요한 시점일 듯 하다.

홍덕표 유안타증권 골드대전센터 과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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