파킨슨병에 대한 관심이 필요한 시점
우리나라는 이미 빠른 속도로 고령사회에 접어들었다. 고령인구의 증가와 비례해 늘어나는 만성질환 중 대표적인 신경퇴행성 질환은 치매와 파킨슨병이다. 두 질환 모두 노화가 가장 큰 위험인자다. 국내 파킨슨병 환자 발병률은 최근 10년 사이 2.5배 증가했고, 약제비를 제외한 파킨슨병 진료비도 비례하여 가파르게 증가하는 실정이다. 유독 우리나라에서는 파킨슨병에 걸렸다거나 손을 떠는 증상을 보이면, 주위에서 수군대기도 하고, 사교모임에서 배제시킬 정도로 파킨슨병을 부정적으로 여긴다. 국내 파킨슨병 환자가 발병 후 병원을 방문하는 데 9.4개월이 걸릴 만큼 병에 대한 인식이 부족한 탓인 듯 싶다.
만성질환인 파킨슨병은 갑자기 나빠지지도 않고, 암이나 뇌졸중 같이 급성치료를 필요로 하지 않는다. 정확한 진단과 올바른 정보를 얻어 꾸준한 약물복용과 운동을 병행한다면, 스스로 일상생활을 누릴 정도로 증상을 호전시킬 수 있다. 파킨슨병 아버지를 살해한 장애아들의 사례는 둔감한 사회를 향한 작은 비명이 아니었을까. 파킨슨병에 대한 국가적 제도 마련과 지원이 시급히 이뤄지지 않는다면, 사각지대부터 그늘져가는 고령사회에서 발생할 문제들을 제때에 막기 어려울 것이다. 오응석 대한파킨슨병 및 이상운동질환 학회 홍보이사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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