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과학&대덕특구] 유전적 위험 인자 상호작용 규명

LRRK2 인산화효소 활성에 의한 알파-시뉴클린 응집체의 전이 조절 모델. 사진=한국연구재단 제공
LRRK2 인산화효소 활성에 의한 알파-시뉴클린 응집체의 전이 조절 모델. 사진=한국연구재단 제공
교황 바오로2세, 로빈 윌리엄스, 히틀러, 권투선수 무하마드 알리 이들에게는 한가지 공통점이 있다.

이들은 모두 파킨슨병을 앓았고, 생을 달리했다.

파킨슨병(Parkinson`s disease)은 운동성 증상과 비운동성 증상을 동반한 대표적인 퇴행성 뇌질환 중 하나이다.

파킨슨병은 질병 특성상 완치가 어려워 지금까지 진행억제와 증상완화 수준에 머물렀으나 국내 연구진이 파킨슨병의 진행 조절 기전을 밝히고 퇴행성 뇌 질환의 새로운 치료법을 제시했다.

한국연구재단은 서울대학교 연구팀(이승재 교수·배은진 박사·김동규 박사)이 파킨슨병 진행 조절에 영향을 미치는 유전적 위험 인자의 상호작용을 규명했다고 9일 밝혔다.

연구팀은 파킨슨병의 유전적 위험인자 중 하나인 LRRK2의 인산화효소 활성화가 파킨슨병의 원인으로 알려진 알파-시뉴클린 단백질 응집체의 축적 및 전이를 증가시킨다는 사실을 최초로 규명했다.

연구팀은 먼저 LRRK2의 돌연변이가 LRRK2 인산화효소에 많이 존재한다는 점에 주목했다. 여기에 신경세포 내에 존재하면서 신경 전달 물질의 분비에 관여해 파킨슨병의 원인으로 알려진 알파-시뉴클린의 대사 변화와 LRRK2 인산화효소 활성화의 상관관계에 대한 연구를 진행했다.

그 결과 LRRK2의 결핍에 의해 알파-시뉴클린의 전이가 감소하고, 알파-시뉴클린의 운동능력 감소와 신경 손상 및 수명 감소를 둔화시킨다는 점을 밝혀냈다.

또 LRRK2 인산화효소의 기질인 RAB35의 인산화가 알파-시뉴클린의 전이를 촉진하고, 생쥐에 LRRK2 인산화효소 억제제를 주입했을 때 RAB35의 양과 알파-시뉴클린의 응집체 축적이 줄어든다는 사실도 규명했다.

이승재 교수는 "이번 연구는 파킨슨병의 유전적 위험인자인 LRRK2 인산화효소 활성화에 따라 또 다른 위험인자인 알파-시뉴클린의 전이 진행이 어떻게 조절되는지 밝힌 것"이라며 "알파-시뉴클린의 전이를 조절하는 새로운 퇴행성 뇌 질환 치료 방법을 제시하는 데 기여할 수 있을 것"이라고 연구의 의의를 설명했다.

한편, 이번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즈(Nature Communications) 8월 27일 자에 게재됐다.

원세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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