수온 상승 요인 산소량 감소·녹조 급속 확산

대청호 옥천 군북면 석호리와 대정리 지역에 빙어가 집단폐사한것을 수거하고 있디. 사진=옥천군 제공
대청호 옥천 군북면 석호리와 대정리 지역에 빙어가 집단폐사한것을 수거하고 있디. 사진=옥천군 제공
기록적인 폭염이 이어지면서 빙어가 떼죽음 당하는 등 충청권 식수원인 대청호가 몸살을 앓고 있다.

최근 대청호에는 수온 상승과 더불어 수질을 악화시키는 녹조까지 빠르게 번지고 있어 대청호 생태계에도 심각한 타격이 우려된다.

11일 한국수자원공사와 충북도 등에 따르면 지난 6일부터 옥천군 군북면 일대 대청호에 4-6㎝가량의 빙어가 집단으로 폐사해 물위로 떠오르고 있다.

죽은 빙어는 군북면 석호-대정리에 이르는 약 5㎞의 수역을 가득 뒤덮었다.

한국수자원공사와 어민들이 9-10일 수거한 양만 600㎏을 웃돈다.

빙어는 섭씨 12-18도의 차가운 물에서 사는 냉수어종으로 수온이 25도 이상 상승하고 물속 산소량이 줄어들면 폐사 가능성이 커진다.

이 지역에는 지난달 11일 내려진 폭염특보가 한 달째 이어지면서 호수 표층이 34-36도까지 달아오른 상태다.

지난 8일에는 대청호 문의수역에 조류경보 관심 단계가 발령됐다.

유해 남조류 세포 수가 ㎖당 8036개까지 치솟아 순식간에 경보 발령기준(2주 연속 1000개 이상)을 8배나 초과했다.

회남수역 유해 남조류 세포 수도 4600개를 돌파해 경보 발령이 예상된다.

폭염으로 수중 환경이 척박해지면서 수심이 얕거나 물 흐름이 느린 곳을 중심으로 죽어 떠오르는 물고기도 늘고 있다.

전문가들은 수온 상승과 녹조 확산이 물고기 폐사를 부르는 것으로 보고 있다.

충북도 내수면산업연구소 관계자는 "30도에 육박하는 물속은 산소량이 급속히 떨어져 물고기 폐사가 시작된다"며 "냉수어종인 빙어가 1차적으로 떼죽음했지만, 폭염이 이어지면 다른 어종도 폐사할 가능성이 있다"고 지적했다.

대청호에서는 폭염이 기승한 1994년에도 빙어를 비롯한 물고기가 떼죽음 당했다.

어민들은 당시 죽은 물고기가 수면을 뒤덮은 뒤 어획량이 급감하기 시작했고, 지금도 회복되지 않는다고 주장한다.

충북도 관계자는 "과거 25-30t에 달하던 빙어 어획량이 지난해에는 7t대로 줄었다"며 "해마다 증식사업을 펴고 있지만, 한 번 망가진 어장이 좀처럼 회복되지 않는 상황"이라고 설명했다. 김진로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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