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코리아늄' 원소주기율표에 새길 수 있을까

중이온가속기의 개념 정의 및 핵심장치 개념 구성도. 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중이온가속기의 개념 정의 및 핵심장치 개념 구성도. 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코리아늄 kr을 전세계 과학자들이 원소주기율표에서 볼 수 있는 날이 올까.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24일 기초과학강국의 꿈 실현을 위한 `라온 활용국제공동연구기획사업`을 본격적으로 착수한다고 밝혔다.

대전 유성구 신동지구에 건립 중인 세계 최고수준의 중이온가속기 `라온(RAON)`의 활용 로드맵을 만들기 위해 국제공동연구에 들어간다. 세계 과학계에서 한국의 위상을 한층 끌어올릴 수 있는 계기가 될 것으로 기대된다.

라온은 희귀 동위원소 핵 연구설비를 뜻한다. 총 사업비가 무려 1조 4314억원에 이르며 사업기간만 해도 2011년부터 2021년까지 10년이 넘는다. 세계 최초 융합형 희귀동위원소 생성방식을 통해 고희귀도 동위원소를 발견하는 게 1차 목표다.

양성자에서 우라늄까지 다양한 중이온을 가속해 물질구조를 변화시켜 희귀동위원소를 생성하는 과정에서 희귀동위원소 암치료법 개발, 차세대 원자력발전 기반연구, 신물질·신품종 개발, 핵물리연구 등 첨단기초과학 연구의 성과도 쏟아질 것으로 예상된다. 가속기 활용 우수 연구자 양성과 중이온가속기 원천기술을 기반으로 한 국내 산업 활성화도 기대효과다.

새로운 원소인 코리아늄 kr을 발견할 수 있을지도 주목된다.

아인슈타이늄 Es(99), 페르뮴 Fm(100), 멘델레븀 Md(101), 노벨륨 No(102), 뢴트게늄 Rg(111), 코페르니슘 Cn(112)…. 낯익은 과학자들 이름이 보이지만 과학에 관심이 있는 이가 아니라면 정확히 무엇을 뜻하는지 모를 가능성이 큰 단어들이다. 이들은 모두 자연계에 존재하지 않지만 인간이 만들어 낸 원소들이다. 원소가 처음 발견됐을 때에는 그 특성을 따 명명했지만 인공원소들이 만들어지면서 저명한 과학자들의 이름을 따는 경우가 많아졌다. 게르마늄 Ge(32)이나 유로퓸 Eu(63), 프랑슘 Fr(87), 아메리슘 Am(95)처럼 국가명을 기념하기도 한다.

중이온가속기는 희귀원소를 가속해 또다른 희귀원소를 만들어내는 구조로 설계돼 있다. 조만간 과학 한국을 세계에 알릴 수 있는 코리아늄을 발견할 수도 있다.

정부는 중이온 가속기의 본격적인 운영이 다가옴에 따라 국내 과학자들이 라온을 활용해 전 세계 기초과학연구를 주도할 수 있는 핵심 연구과제를 미리 발굴하기 위해 이번 국제공동연구기획사업을 추진한다.

올해부터 4년간 40억원 규모의 예산을 투입해 전 세계 과학계가 아직까지 밝혀내지 못한 우주의 생성원리 규명, 새로운 원소, 희귀동위원소, 암흑물질 등을 발견하기 위한 연구 계획을 수립하고, 새로운 개념의 중이온 활용 암치료 기술, 고효율 축전기술, 신소재기술 등 혁신성장 핵심기술 확보를 위한 연구과제 발굴과 구체적 실험방법 제시에 집중할 예정이다.

발굴된 과제는 국내외 과학기술계 및 국민들과 공유하고 중이온가속기 라온이 준공되는 시기인 2021년 전후로 본격적인 실험을 착수할 계획이다.

이번 사업에는 총괄연구책임자를 맡은 성균관대학교 홍승우 교수를 비롯해 이화여자대학교 한인식 교수, 전북대학교 김은주 교수 등 국내 학계 각 분야의 권위자 30여명과 석·박사과정·박사후 연구원 40여명이 연구 분야별 8개 그룹에 참여하게 된다.

현재 라온을 개발하고 있는 기초과학연구원 중이온가속기 사업단의 실험장치 개발 담당자들과 중이온가속기 이용자협회(협회장 문창범 호서대 교수)가 공동 참여, 신진 연구자 육성, 국내외 협력 네트워크 구축, 라온 실험장치의 고도화 등도 함께 추진한다.

국제공동연구팀엔 미국 오크 리지 내셔널 랩의 마이클 스미스 박사 등 해외 이용자그룹과 힉스입자를 발견한 CERN, 일본 RIKEN 등 유수 가속기관련 연구기관과 협력해 신진연구자 연수, 해외 시설 활용 국제공동연구 등을 추진할 계획이다.

사업의 1차년도에는 해외 협력관계, 공동연구 체계 등을 구축하고 2차년도에는 인력양성, 연수프로그램 확대 등을 추진하며, 3-4차년도에는 독창적 연구주제를 최종 확정할 계획이다.

과기정통부 권석민 국제과학비즈니스벨트조성추진단장은 "라온 중이온가속기가 구축되면 곧바로 세계 유수의 과학자들이 최고 수준의 기초연구를 추진할 수 있도록 만반의 준비를 갖추게 될 것"이라며 "앞으로 중이온 가속기가 기초과학의 강국으로 도약하는데 큰 역할을 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용민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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중이온가속기 활용 연구 영역. 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중이온가속기 활용 연구 영역. 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중이온가속기 조감도. 자료=기초과학연구원 제공
중이온가속기 조감도. 자료=기초과학연구원 제공
라온으로 희귀동위원소를 생성하는 방식. 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라온으로 희귀동위원소를 생성하는 방식. 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라온 중이온가속기의 7개 장치별 연구그룹. 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라온 중이온가속기의 7개 장치별 연구그룹. 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대전 유성에 건설되는 중이온가속기 라온의 시설배치도. 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대전 유성에 건설되는 중이온가속기 라온의 시설배치도. 자료=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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