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간호사칼럼] 내 삶의 멘토(Mentor)

우리의 삶은 만남과 만남, 크고 작은 성공과 실패의 연속이다. 우리들이 마주하게 되는 만남은 지난달 남과 북의 역사적인 만남뿐 아니라 우리들 일상의 소소한 만남까지, 그 어떠한 만남이든지 만남의 사실 자체가 중요하다. 하지만 더욱 중요한 것은 그 만남 속에서 어떤 의미를 발견하고, 의미를 부여하며, 그 의미가 우리의 행동이나 삶에 영향을 미칠 수 있다는 사실이다. 나의 일상이 누군가의 인생에 영향을 미치는 일, 나의 모습과 태도, 직접 또는 간접적으로 보여지는 나의 삶의 모습에서 누군가가 긍정적인 의미를 발견하고, 그들 스스로의 긍정적인 자아상을 수립하며 주도적인 삶을 살아가는데 영향을 줄 수 있다는 사실을 우린 기억해야 한다.

오월은 사랑하는 사람들, 고마운 분들에 대한 그리움의 달이며 베풀어 주신 은혜를 생각하는 감사의 달이다. 지금까지 살아오면서 나에게는 몇 분의 멘토가 있다. 그 중 한 명은 전 서울대 교수이자, 우리나라 최초의 상처 장루 실금 간호사로서 현재는 한국장루협회 상담실장인 김채숙 선생님이다. 선생님과의 만남은 1985년으로 거슬러 올라간다. 선생님은 1985년 서울대 간호학과 교수로 재직하면서 미국 클리블랜드 병원에서 상처, 장루, 실금 간호사 자격을 취득한 뒤 우리나라에 처음으로 상처, 장루, 실금 간호를 전파했다. 나는 그 처음의 현장에서 선생님을 알게 됐고 상처, 장루, 실금 간호에 대한 비전을 갖게 됐으며, 그 이후 선생님은 내 삶의 영원한 스승이며 롤 모델(Role model)로서 지금의 내가 있게 했고, 영원한 나의 멘토가 돼 주고 있다. 나는 상처, 장루, 실금 간호사들의 영원한 스승이며, 어머니이신 선생님을 온전히 닮아가길 원하며 존경하고 사랑한다.

더욱이 간호사들에게 오월은 매우 뜻 깊은 달이다. 나이팅게일이 탄생한 달로써 각 나라마다 간호사 주간(Nurses Week)을 정해서 기념행사를 하고 있다. 대전시 간호사회에서도 5월 9일 국제간호사의 날 기념행사를 개최했다. 행사의 진행자로부터 `간호사로서 좋은 점과 힘든 점`에 대한 질문에 답한 몇 명의 간호사들의 대답을 들으며 나는 참으로 마음이 무거웠다.

자아의 가치는 자신이 `사랑 받을 만한 사람, 능력 있는 사람이라는 느낌`에서 기인한다고 했다. 한 개인이 자신의 존재 가치를 정립하려면 사회 속에서 온전한 자기 자신으로 인정받는 경험이 필요한데 그런 경험을 충족시키기 위한 개인의 부단한 노력도 필요하지만, 주변 및 사회 환경뿐 아니라 정책적이고 제도적인 측면의 지지도 필요하다고 본다.

지금 내가 할 수 있는 일은 내가 하는 일에서 발견한 물질이상의 가치와 성취감, 그리고 자부심을 행복과 성공으로 만드는 모습을 보여주는 일이다. 나는 내 직업을 천직으로 알고 감사하며 사랑한다. 나의 멘토의 모습에서 간호사로서의 자부심을 가질 수 있었듯이 나는 나의 길을 가고 있는 사랑하는 후배들의 영원한 멘토가 되고 싶다. 모두가 행복한 삶을 살아가기를 소망해 본다. 이혜옥 건양대병원 간호부장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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