강윤진 대전지방보훈청장

"3·8민주의거는 대전지역 최초의 민주화 운동으로 `2·28대구 학생의거`와 `마산 3·15 부정선거 규탄 시위`와 함께 4·19민주화혁명의 도화선이 된 대전의 민주역사입니다."

강윤진(48) 대전지방보훈청장은 3·8민주의거를 기념하고 이를 널리 알리기 위해 올해 뜻깊은 행사를 마련했다. 14일 대전 대덕구 장동 계족산 황톳길에서 진행하는 `제1회 3·8민주의거 기념 걷기대회`가 그것이다. 3·8민주의거는 58년 전인 1960년 대전고와 대전상고·대전공고·보문고·대전여고 등 고교생 주도로 독재와 불의에 맞서 항거했던 충청권 최초의 학생운동이다.

강 청장은 "4·19민주화혁명이나 5·18민주화혁명처럼 지역의 민주화 의거인 3·8민주의거가 굉장한 역사인데 대전시민들이 생각보다 많이 모르고 있다는 점에서 알릴 필요가 있어 걷기대회를 추진하게 됐다"며 "알지 못하면 역사는 잊혀질 수 밖에 없어 올해를 시작으로 앞으로 3·8민주의거를 기념하고 알릴 수 있는 행사를 기획해 운영할 계획"이라고 말했다.

강 청장은 `2·28대구 학생의거`처럼 `3·8민주의거`를 국가 기념일로 지정받는 것을 올해 의제로 올렸다.

강 청장은 지역의 역사가 오롯이 시민의 것이 되기 위해선 시민의 참여를 중요한 과제로 봤다. 그가 걷기대회를 추진한 이유다.

강 청장은 "지역에서 계족산 황톳길은 시민들이 가볍게 자주 찾는 곳이고 걷는다는 것은 `함께 간다`는 의미가 있기 때문에 민주의거에 나섰던 고교생들이 서로 한 발씩 뗐던 것, 그리고 그 역사를 시민들이 함께한다는 것에서 걷기대회의 의미를 찾을 수 있다"고 말했다.

사실 3·8민주의거는 반쪽 성공한 의거다. 당초 대전시내 고교생들의 연합으로 추진했으나 사전에 발각되면서 일부 고교가 학기말 시험을 앞당겨 운영하는 등 학생들의 시위를 사전에 봉쇄했다. 그러나 3월 8일에서 10일까지 사흘간 대전고와대전상고 등 1500명의 학생이 시위에 나섰고 결국 4·19민주화혁명의 불씨가 됐다.

현장에서 보훈행정하는 청장으로도 유명한 강 청장은 이번 걷기대회 뿐 아니라 제대군인, 상이군경, 독립유공자 등 `보훈·민주·독립`의 세 키워드에서 보다 현실적인 지원정책을 펼치고 있다. "나라를 위해 희생·헌신하신 분들에게 국가적 예우와 합당한 대우의 사각지대를 없애기 위해선 현장에서 답을 찾아야 해요. 예산 지원은 물론 명예와 자존감을 높일 수 있도록 앞으로도 직접 찾는 데 게을리 하지 않을겁니다."강은선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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강은선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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