시와 그림이 있는 골목으로 변모해 전시용 윈도우가 설치된 소제동 골목길의 모습. 왼쪽 작은 사진은 하동규 학생. 사진=사단법인 스파크 제공
시와 그림이 있는 골목으로 변모해 전시용 윈도우가 설치된 소제동 골목길의 모습. 왼쪽 작은 사진은 하동규 학생. 사진=사단법인 스파크 제공
지역의 한 소년이 동네에 가졌던 작은 관심이 큰 변화로 돌아와 지역주민들에게 큰 울림을 주고 있다.

지역의 삶의 질 개선 프로젝트인 `허그 스트리트` 공모전에 대전 보문고등학교 3학년 하동규(19) 군의 아이디어가 당선돼 대전시 동구 소제동 창작촌이 `시와 그림이 있는 골목`으로 변모했다.

`허그스트리트` 프로젝트는 비영리기관인 사단법인 `스파크`가 주관하고 도시주택보증공사가 후원하는 사업으로, 지역을 기반으로 시민사회와의 협업을 통해 지역 주미들의 삶의 질을 개선하기 위한 사업이다.

대전 동구 용운동에 살고 있는 하동규 군은 평소 지역의 오래된 마을을 산책하기를 좋아했다. 오래된 마을 특유의 정취나 그곳 사람들의 정감 있는 모습들을 보며 도시재생과 사회적 경제에 관심을 가지게된 그는 지난해 10월 SNS를 통해 허그 스트리트 사업의 공모소식을 알게 됐다.

그 소식을 듣자마자 가장 먼저 하동규 군의 머릿속에 떠오른 곳이 바로 소제동이었다. 재개발 예정지역인 탓에 그곳에 거주하는 주민들도 낙후된 환경에도 불구하고 환경개선을 위한 투자를 진행하기 어려운 곳이었기 때문이다. 그는 이러한 지역의 환경이 오히려 기회라고 생각했다. 재개발이 진행되기 전 작은 골목길의 느낌을 살리고 여기에 공공미술을 접목시켜 마을에 활기를 주고 우범지대가 되기 쉬운 이곳의 분위기를 바꿀 수 있다고 제안했다. 이번 소제동 프로젝트는 허그스트리트의 첫 시범사업지로, 전국에서 60여 건에 달하는 응모가 이뤄졌다. 이후 현장탐방과 사업실행 가능성을 심사해 `공공 미술을 통한 소제동 골목길`이 최종사업지로 선정됐으며 9일 그 개장식을 진행하게 된 것이다.

이에 사단법인 스파크와 지역 시민단체인 사단법입 `울림`은 하동규 군의 아이디어를 가지고 대전역 뒤편의 소제동 창작촌 골목길 프로젝트에 돌입했다. 이곳으로 가는 전시공간에 지역의 젊은 예술가들의 작품을 전시할 수 있는 야외 전시용 시설이 설치됐다. 또 어두운 골목길의 안전을 위해 옅은 조명도 함께 설치해 야간에도 작품을 감상할 수 있도록 했다.

전시공간과 더불어 소제동 백년 우물터에 작은 그늘과 벤치를 조성해 마을 사람들과 전시공간을 찾은 사람들의 쉼터를 마련했다. 이 곳에는 9일을 시작으로 1년 동안 전시가 진행되며, 재개발 전까지 낙후된 지역에 생기를 줄 예정이다.

하동규 군은 "이번 프로젝트로 인해 소제동에 사람들의 발길이 이어지고, 주민들이 마음을 모을 수 있는 기회가 됐으면 좋겠다"며 "한편으론 사람들이 너무 많이 몰려와 주민들이 피해를 겪는 일이 일어나지 않기를 바란다"고 따뜻한 마음을 전했다. 서지영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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서지영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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