대장균을 포식하는 믹소코쿠스 잔투스와 세균을 포식하는 백혈구. 백혈구가 생산하는 지질조절제는 루코트리엔임을 알고 믹소코쿠스 잔투스가 생산하는 지질조절제를 조사한 결과 헤폭실린과 트리오실린임을 규명했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대장균을 포식하는 믹소코쿠스 잔투스와 세균을 포식하는 백혈구. 백혈구가 생산하는 지질조절제는 루코트리엔임을 알고 믹소코쿠스 잔투스가 생산하는 지질조절제를 조사한 결과 헤폭실린과 트리오실린임을 규명했다. 사진=과학기술정보통신부 제공
국내 연구진이 미생물 효소들을 이용한 당뇨병 치료 후보물질을 생산했다. 이번 개발은 부작용이 적은 당뇨병 치료제 개발 가능성을 열었다는 평가를 받고 있다.

과학기술정보통신부는 오덕근 교수(건국대학교) 연구팀이 미생물에 존재하는 효소를 이용해 인체 내 존재하는 지질 조절제(다양한 생리활성 기능에 관여하는 물질)와 유사한 물질들을 개발, 당뇨병 치료제로서의 가능성을 확인했다고 16일 밝혔다.

당뇨병은 대사질환의 일종으로 췌장에서 인슐린의 분비에 문제가 생겨 혈중 포도당 농도가 높아지는 질환을 말한다. 최근 다양한 원인으로 성별, 연령을 불문하고 당뇨병에 걸리는 환자들이 늘어나는 추세며 30대 이상의 성인의 10명 중 3명이 당뇨병 또는 당뇨병 고위험군으로 보고됐다.

OECD가 최근 발표한 자료에 따르면 우리나라의 지난 2015년 기준 당뇨병에 따른 입원율은 OECD 회원국 평균의 2.05배인 10만 명 당 281명으로 나타났다.

당뇨병은 그 자체가 완치가 되지 않기 때문에 꾸준한 치료 및 관리가 필요하다. 당뇨병의 치료는 직접적으로 인슐린을 대신하는 인슐린제제를 투여하거나, 경구 혈당강하제를 투여해 혈당을 낮추는 방법으로 진행한다.

연구팀은 부작용이 적은 당뇨병 치료를 위해 천연 물질의 발굴에 주목했고 일부 미생물로부터 인간 유래 지질조절제인 헤폭실린, 트리오실린 등의 물질들을 합성해냈다. 또 세균에서 지질 조절제의 생합성에 관여하는 효소와 그 대사 경로도 규명했다. 인간 체내에서 지질 조절제를 합성하는 지방산화효소, 수산화지방산 형성효소와 같은 기능을 가지는 유사 단백질을 미생물에서 발견했고, 이를 활용해 다양한 지질 조절제를 생합성했다.

이번 연구를 통해 인간을 포함한 포유류에 존재하는 지질 조절제를 미생물인 세균에서 유래된 효소를 이용해 생합성했으며, 그 중에서도 6종류는 보고된 적이 없는 신규한 물질로 확인했다. 현재까지 여러 가지 어려움으로 생산할 수 없을 것이라 생각했던 지질 조절제를 활성이 우수한 미생물 유래 효소를 이용해 생합성함으로써 다양한 지질 조절제의 생합성 가능성을 제시했다.

또 인체 내에서 포도당 대사 조절에 관여하는 헤폭실린과 트리오실린은 당뇨병치료제로서 기존의 화학적으로 생산된 치아졸리딘디온계의 물질과 비슷한 양상의 활성을 보이나 부작용은 없을 것으로 예상된다. 그러므로 이 연구성과는 치아졸리딘디온계의 치료제로 인한 여러 가지 부작용과 문제점을 극복할 수 있을 것으로 예상되는 당뇨병 치료제 후보물질을 미생물 효소로 생합성했다는 데 중요한 의미가 있다.

오 교수는 "이 연구는 인체 내에 극미량 존재하는 지질 조절제를 미생물을 이용해 대량으로 개발·생산해 낸 것이며 앞으로 당뇨병 치료, 염증치료, 감염치료 등의 기능이 있는 다양한 지질 조절제를 생합성할 수 있을 것으로 기대한다"고 말했다.

이 연구는 국제학술지 네이처 커뮤니케이션스(Nature communications) 1월 9일자 논문으로 게재됐으며 과학기술정보통신부 기초연구지원사업(개인연구)의 지원으로 수행됐다.김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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김달호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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