여행·항공사 위약금 면제

대전 서구 둔산동 소재 한 빵집의 수능응원 포스터. 포스터 상단에는 당초 수능일이었던 2017년 11월 16일이 적혀 있다. 조수연 기자
대전 서구 둔산동 소재 한 빵집의 수능응원 포스터. 포스터 상단에는 당초 수능일이었던 2017년 11월 16일이 적혀 있다. 조수연 기자
2018학년도 대학수학능력시험 수험생을 타깃으로 한 상품을 내놓았던 관련 업계도 술렁이고 있다.

16일 지역 업계 등에 따르면 당초 수능일에 맞춰 이벤트를 진행할 예정이던 여행사·성형외과·외식업계·백화점 등 관련업계는 피해보상 규정을 급히 수정하고, 이벤트 일정을 조정하는 분주한 모습을 보였다.

특히 여행사에는 수능 이후 가족단위 여행을 떠날 계획이었던 예약자들의 취소요청이 이어지고 있는 것으로 확인됐다.

여행사와 항공사들은 긴급회의를 열어, 오는 23일까지 수험표와 가족관계 증빙서류를 보내면 수험생 본인과 직계가족의 취소 위약금을 면제해주기로 결정했다. 천재지변에 직접 연관되지 않았지만 전례 없는 수능 연기에 여행사·항공사도 비상대책을 세운 것이다.

아시아나항공 관계자는 "수능이 미뤄지는 일은 처음이라 오늘 오후가 돼서야 본사 지침이 내려왔다"며 "여행사를 통한 예약은 우선 여행사가 취소 수수료를 부담하고, 추후 항공사와 협의하면 된다. 마음고생을 할 수험생과 가족들을 위해 손해를 감수하고서라도 결정한 것"이라고 강조했다.

백화점 등 유통업계도 수험표 지참 고객대상 사은품 증정·할인행사 기간을 연장했다.

대전 갤러리아타임월드 관계자는 "오는 26일까지 행사일정이 연장됐으니 여유롭게 혜택을 누리시길 바란다"며 "백화점 차원에서 어느 정도의 손실은 있겠지만 수험생의 안전이 우선이다. 수능이 무사히 잘 치러지길 기원한다"고 말했다.

반면 수능일을 1년 중 가장 큰 대목으로 꼽는 성형외과의 근심은 깊다.

대전 둔산동 소재 A 성형외과는 수험생 대상 20% 할인 이벤트를 진행해 평소보다 2배 이상 많은 수술예약이 잡혔지만, 대부분 미뤄지거나 취소됐다.

성형외과 관계자는 "16일 아침 문을 열자마자 수술일정 변경 문의전화를 10통 이상 받았다"며 "예약고객의 3분의 1이 수험생이기 때문에, 다른 고객에게 양해를 구하고서라도 일정조절을 해야 한다"고 말했다.

또 예약금을 따로 받지 않는 자영업자들의 피해도 불가피할 전망이다.

대전 서구 탄방동에서 네일아트숍을 운영하는 심모(30·여) 씨는 "네일숍의 특성상 미리 예약금을 받지 않아, 예약취소 전화도 잘 안 온다"며 "수험생 노쇼(No show) 고객이 많을 것으로 예상된다"고 걱정했다.

조수연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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조수연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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