일본사람들은 도사견을 일본산이라면서 자랑하고 있었다. 세계에서 가장 강한 투견이라는 말이었다. 그럴 것 같았다. 도사견에는 만주개의 크기와 불독의 끈기와 마스티프의 힘이 있었고 투견의 광기가 있었다.

그러나 바른 대로 말하면 도사견은 일본개가 아니었다. 정확히 말하면 일본의 개종자 개량자들이 세계 여러 투견의 피를 모아 전문투견으로 종자 개량을 시킨 개였다. 일본인 종자 개량자들은 그 개가 어미 배에서 태어날 때부터 투견으로 키웠고 투견으로 훈련시켰다. 아무 것도 시키지 않고 오직 투견으로 키웠고 투견으로 훈련시켰다. 일본인들이 그 개를 훈련시키는 방법은 가혹했다.

첫 번째 훈련은 아무리 물려도 쓰러지지 않는 몸이었다. 그런 훈련을 맡은 도사견은 가만히 앉아 있을 때 다른 개들의 공격을 받은 일이었다.

"물어라 물어. 마음대로 물어 나를 쓰러뜨려 봐라."

그래서 그 개는 공격을 못하고 방어만 했으며 전신이 피투성이가 되었다. 그래도 그 개는 쓰러지지 않았다. 그리고 마지막에는 이겼다.

그 개의 껍질은 소 껍질만큼 두꺼웠고 단단했다. 그 껍질은 상처뿐이었는데 도사견은 그 상처를 훈장으로 알고 있었다. 한쪽 눈이 멀었고 양쪽 귀들이 모두 찢어져도 그 개는 싸움을 그만 두지 않았다.

그때 알라스카에 그 개를 데리고 온 일본인 투견개는 자신 있게 말했다.

"알라스카의 챔피언 마스티프는 18전 전승이라지만 우리 개는 55전 전승입니다. 상대 개가 약한 개들이었기에 그런 전적이 나왔다고요? 천만에 저 개와 싸운 개들은 모두 세계 투견장의 챔피언들이었습니다."

"저 개는 주로 투견 중의 프로입니다. 프로가 아닌 보통 개는 저 개와 싸우면 1분 내에 죽습니다. 급소인 목줄이 끊어지기 때문입니다."

그 말이 틀림이 없었다. 챔피언과 대결하기 전에 벌어진 예선전에서 일본의 도사견은 네 마리의 다른 개들을 물리쳤다. 네 마리 중 두 마리는 싸우기도 전에 기권했고 두 마리는 싸우자마자 목줄이 끊어져 피가 분수처럼 뿜어 올라왔다.

그 개와 챔피언 마스티프가 싸우기 전에 걸려 있는 돈은 40만불이었다. 두 마리에 걸려 있는 돈은 반반이었다. 챔피언의 주인도 이번만은 승리를 장담 못했다.

일본의 도사견과 싸워 이긴다고 장담을 할 수 없었다.

경기가 시작되자 두 마리 개는 투견장 한가운데서 몸을 붙여 대결했다. 처음부터 접근전을 벌이고 있었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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