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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제주박물관 도민·관광객 복합문화공간 만들기 최선"

2017-10-16기사 편집 2017-10-16 15:05:24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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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충청오디세이] 39 김종만 국립제주박물관장

첨부사진1김종만 관장은 "박물관은 자주 찾을수록 묘미가 커지는 곳"이라며 "놀러간다는 생각으로 편안하게 접한다면 즐거움이 배가되고 더 많이 배우게 될 것"이라고 조언했다. 송신용 대기자
24년 전인 1993년 12월 추운 겨울날 충남 부여 나성의 흙구덩이를 파헤치던 선한 눈매의 젊은 고고학자는 이제 국립제주박물관의 책임자 역할을 맡고 있었다. 백제금동대향로를 발굴해 백제 문화의 우수성을 세계에 알린 김종만 관장. 백제문화를 대표하는 걸작을 건져낸 그가 없었다면 충청인의 자긍심도 오늘날 만하지 못했으리라. 김 관장은 잠시 삽을 뒤로 한 채 국립제주박물관이 제주도민과 더불어 관광객의 사랑을 받는 복합문화공간으로 만들기 위해 힘을 쏟고 있다. 최근 제주박물관은 상설전시실을 재단장·재개관했다. 김 관장은 "제주의 역사와 문화를 좀 더 쉽게 이해하도록 IT 기술을 접목했다"며 관광객들의 관람을 권유했다. 화산섬이라는 거칠고 척박한 자연에 적응하며 해양 교류를 통해 '국'으로 성장해 가는 '탐라'와 고려·조선시대 중앙의 통제를 받았던 '제주'의 진면목을 다양한 영상과 시각 자료 등으로 확인해보라는 권유로 들렸다.



- 먼저 국립제주박물관을 소개해달라.

"제주의 역사와 문화를 대표하는 제주 유일의 국립박물관이다. 2001년 6월에 문을 열었다. 선사시대부터 조선시대까지 제주의 역사와 문화를 시대별로 소개하는 상설전시를 하고 있다. 또 매년 제주의 보물 같은 문화유산을 발굴하고 소개하는 다양한 기획특별전을 개최한다. 다양한 연구 및 학술조사 활동은 물론 지역의 문화 예술 기관들과 상호협력을 위한 네트워크에도 힘을 쏟고 있다. 도민들의 사랑을 듬뿍 받는 '복합문화공간'으로 자리매김 했다고 자부한다."

- 아무래도 섬이라는 특성상 운영 내용이랄까 방향이 다소 다를 듯한데?

"화산섬 제주는 세계자연유산을 품은 곳이다. 독특한 자연풍광과 제주만의 문화를 체험하기 위해 전 세계에서 관광객이 줄을 잇고 있다. 우리 박물관은 제주의 다양한 해양문화 자원과 그 속에 담긴 이야기들을 여러 전시를 매개체 삼아 보여주기 위해 노력해왔다. 우리나라에서 신석기문화가 가장 빨리 열린 곳이 제주라는 사실을 아나? 활발한 교역이 이루어졌던 탐라국, 다양한 인물들의 표류 경험을 담은 기록들, 제주 지역 곳곳에 남아 있는 유배 문화, 거기에 풍성한 신화까지 잘 버무려 제주의 매력을 관람객들에게 온전히 보여주는 것, 그게 저희 박물관의 정체성이라고 할 수 있다."

-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을 유치하는 방안 같은 게 있나?

"상설전시와 기획특별전은 물론 보기 드문 다양한 문화행사를 유치해 관람객의 행사 참여와 전시 관람을 연계하고 있다. 제주만의 특색을 보려면 박물관을 찾으라고 권하고 싶다."

- 그래도 관광객들 입장에선 국립이니 시·도립이니 이런 곳엔 거부감이 있지 않나?

"하하, 그렇지 않다. 상설전시 개편과 함께 달라진 모습을 살펴보기 위해 많은 관람객이 찾아 오신다. 우선, 쾌적한 관람 환경과 편의시설 등을 개선했다. 어린이를 동반한 가족들이 보고 즐기도록 IT기술 체험관 '어린이올레'를 새로 단장했고, 전시실에서 가상현실과 증강현실을 이용한 체험을 하도록 준비 중이다. 박물관에서 단순히 관람만 하는 것이 아니라 몸소 느낄 수 있는 체험시설을 확충해 반응이 좋다."

- 국립박물관인 만큼 학술연구와 조사의 수준을 높이는 게 중요할 텐데.

"제주의 새로운 문화 요소를 발굴하고 연구한 결과를 기획특별전시에 반영하고 있다. 개관 이래 '국립제주박물관 문화총서'를 매년 꾸준히 간행해 왔는데 올해 '해양문화의 보고 제주바다'를 냈다. 역사와 문화 속에서 제주바다가 지니는 의미를 되새기고 해양문화의 미래가치를 살리자는 취지다."



김 관장은 특별전시 중인 '제주 유학의 큰 스승, 부해 안병택'에 대해 바다를 건넌 제주 유학의 큰 스승이라고 강조했다. 제주에서 태어나 전남 장성에서 유학한 대학자로 대한제국 말기와 일제강점기라는 혼란스러운 상황 속에서 항일의식을 고취시킨 지식인이자 제주 유학의 맥이 이어지도록 한 스승이라는 설명이다. 그동안 드러나지 않은 제주의 인물을 발굴해낸 전시로 호평을 받고 있다.



- 가을에 제주를 찾는 관광객들에게 권하고 싶은 전시가 있다면?

"'부해 안병택' 전시는 22일까지 계속된다. '부해만고' 등 선생의 생애와 학문세계, 그가 제주에 남긴 영향 등을 음미해 보셨으면 한다. 또 '삼별초와 동아시아' 특별전시를 구상 중이다. 제주도가 삼별초의 마지막 항쟁지였기 때문에 제주의 역사와 문화를 알릴 좋은 기회가 되지 않을까? 앞으로도 제주의 숨겨진 보물을 찾아 발굴하고 끊임없는 연구를 통해 관람객들에게 보여 주도록 할 계획이다."

- 박물관 100배 즐기기 팁을 준다면?

"박물관은 늘 관람객을 위해 열려 있는 공간이다. 한번 봐선 한 사람의 진면목이나 매력을 찾기 어렵다. 박물관도 마찬가지다. 한 번은 전시된 문화재와도 만나고, 또 한번은 계절마다 변하는 아름다운 꽃들이 만발한 박물관의 정원을 거닐어 보시길 권한다. 공연과 교육프로그램도 다양하다. '나들이 가자'라는 기분으로 방문한다면 박물관의 알찬 모습을 확인할 수 있을 것이다."

- 김종만 관장 하면 백제금동대향로 발굴이 가장 먼저 떠오른다. 당시를 다시 한번 돌아봐달라.

"국립부여박물관의 학예연구사로 재직할 때였다. 눈이 많이 내리고 대단히 추운 날씨였다. 특히 유적이 있는 곳은 산골짜기라서 바람이 차가웠다. 발굴현장이 약 660㎡ 정도로 비교적 좁은 범위였지만 땅이 얼었다가 녹았다가를 반복해 행여 유구나 유물이 파괴되지 않을까 노심초사해야 했다. 작은 면적에 비해 확인된 유구나 발견된 유물은 상당히 많아서 추운 날씨를 견디게 했다. 발굴단원끼리 '오늘이 '12·12 사태가 난 날이네'라고 농담을 하다가 찾아냈다. 오후 4시 30분쯤이었다. 허겁지겁 보고하고…. 지금도 가슴이 터지는 듯하다."

- 발굴 의미를 조명한다면?

"특종을 하고 집중보도를 한 대전일보가 더 잘 알지 않나. 백제문화의 위상과 가치를 전 세계에 알리는 계기가 됐다. 백제가 진취성과 국제성, 개방성, 포용력을 갖추고 동아시아 문화 발전의 중심에 있었던 국가였다는 사실도 알려줬다. 개인적으론 젊은 시절 백제문화를 찾는데 매진했던 게 내 인생에 있어서 매우 중요한 전기였다. 지금까지 백제문화와 관련된 연구를 해오는데 기초가 됐다."

- 고고학을 비롯한 인문학이 위기라고들 한다. 후배들에게 당부의 말을 한다면?

"인문학은 모든 학문의 기초다. IT분야에 근무하는 사람들도 인문학 분야의 기초가 없으면 사상누각에 불과하다. 스티브 잡스가 인문학에 심취하지 않았다면 아이폰을 만들 수 있었겠나. 지금은 인문학만 어려운 게 아니다. 학문적인 성과를 차근차근 쌓아가다 보면 자기가 근무하고 싶은 좋은 직장에서 발전된 생활을 하리라 믿는다. 현실을 너무 부정적으로 볼 필요는 없다. 인문학 세계에 대해 게을리 하지 않고 계단을 하나씩 하나씩 밟아 올라가고 정진하다 보면 새로운 세상이 열릴 것이라고 확신한다."

- 개인적인 일상이 궁금하다. 제주 생활은 어떤가?

"제주도는 어디에서도 외로운 화산섬에 대한 그늘은 찾아보기 어렵고 다양한 문화들이 공존하는 곳으로 변모했다. 한국 속의 외국 같은 전통적인 생활방식과 언어, 식습관 등을 제주 사람들과 함께 배우고 공유하는 시간을 갖고 있다. 한편으론 백제 문화와 충청의 기개를 전하는 상호 소통과 공감의 시간을 보내고 있다."

- 충청인들에게 인사말을 한다면?

"충청은 구석기시대부터 젖줄 금강을 중심으로 발전해왔다. 지금은 행정수도나 다름없는 국가시설이 들어와 우리나라의 중심지역으로 발돋움했다. 예로부터 자연환경이 좋은 데다 넉넉하고 풍부한 인심의 고장이었기에 가능한 일 아니었겠나. 흔히 양반으로 불리는 충청인은 백제금동대향로에서 보듯 뛰어난 장인의 후예들이기도 하다. 백제의 정신과 뛰어난 기술력을 바탕으로 충청도가 창의적으로 발전 했으면 좋겠다." 대담=송신용 대기자 겸 논설위원





금동대향로 등 문화재 발굴 성과

김종만 관장은



인디아나 존스는 영화에만 있는 게 아니다. 김종만 관장은 고고학자로는 드물게 국보 2점을 발굴해 이름을 알린 주인공이다. 문화재 발굴이 본격화된 1980년대 이후 기획발굴로 이 만한 성과를 거둔 사례는 찾기 힘들다. 그는 30대 초반에 충남 부여 능산리 사지에서 백제금동대향로와 백제 창왕명석조리도감을 직접 손으로 건져 올렸다. 백제문화의 모든 걸 담은 걸작 중 걸작으로 백제의 예술성뿐만 아니라 백제인의 진취성과 개방성을 상징하는 명품이다. 예산이 턱없이 부족했음에도 치밀한 사전준비와 끈기로 대성과를 올렸다. 젊을 때부터 부여지역에서 수많은 조사 작업에 참여했고, 발굴조사 구역이 모두 국가사적으로 지정되는 결실을 거뒀다. 부여 나성과 부여 정림사지, 부여 정암리 가마터 등이 대표적이다. 대전이 고향으로 충남대 사학과를 졸업했고, 동대학원에서 백제토기연구로 박사학위를 취득했다. 한국 고고학의 거두인 고 윤무병 교수로부터 발굴의 자세와 기본을 탄탄하게 익혔다.

능력과 강단을 보여주는 일화가 있다. 금동대향로에 봉황 문양 등이 들어 있다는 소식이 알려지자 당시 권부(權府)는 '문민정부' 탄생을 축하하는 것이라며 국립중앙박물관으로 유물을 이관하려 했다. 하지만 김 관장은 지역여론을 등에 업고 국립부여박물관 유물번호로 등록시켜 반출을 막았다. 국립 진주·부여·전주·광주박물관 학예연구실장을 거쳐 국립공주박물관장을 역임했다. 저서로 '백제토기 연구'와 '백제토기의 신연구'가 있고, 토기와 관련한 논문 다수. 한국전통문화대학교와 전북대·원광대 등에서 백제문화와 백제고고학 강의를 하며 후학을 지도했다.

현재 박물관 책임자로서 역량을 발휘하고 있다. 제주의 풍부한 유무형 유산들을 활용한 지역 특화 프로그램과 교육·문화행사는 홈 페이지 예약 접수 수십 초만에 마감되는 인기를 누리고 있다. 눈길을 사로잡는 박물관과 미술관이 100곳이 넘는 제주에서 김 관장은 '복합문화관'을 건립(2020년 예정)해 제주 어린이와 청소년, 실버 세대를 위한 시설로도 활용하기 위해 노력 중이다.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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