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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추석특집] 시간 없다는 말 그만…핑계 접고 책을 펴자

2017-10-02기사 편집 2017-10-02 09:51:24

대전일보 > 사회 > 종합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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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1하지만 우리가 틀렸다면
사상 처음으로 열흘이라는 추석 연휴가 시작된다. 짧게는 일주일, 길게는 열흘까지, 저마다 쉬는 날 수는 다르지만 초유의 긴 연휴에 국내외 여행 등의 계획을 세워가며 설레는 표정을 보이는 이들이 적지 않다. 하지만 장거리 여행, 각종 오락 이벤트만으로 평소 지치고 힘들게 느꼈던 삶의 무게를 덜어낼 수 있을까. 연휴 중 무료함을 달래거나 삶의 깊이를 느끼고 싶을 때 책을 한번 집어들면 어떨까. 올해 상반기 본보가 지면에 소개했던 책 가운데 읽을 만한 책을 소설·인문학·여행 등 분야별로 추려 추천한다.



△휴먼에이지=다이앤 애커먼/ 김명남 옮김/ 문학동네/ 468쪽/ 1만8800원

지구에서 인간은 어떤 존재인가. 지구와 상생하는 존재인가, 아니면 지구를 망치기만 하는 골칫덩이일까. 혹자가 말했듯 인류의 시대는 어리석은 결말로만 향해 있을까.

지구에 얻어 사는 인간은 지구를 맘대로 휘젓고 주무른다. 저자는 이 같은 고민에서 이 책을 썼다. 이 책의 제목 '휴먼 에이지'는 지질시대 개념인 인류세(Althropocene)를 일상 용어로 풀어낸 말이다.

인류세라는 2000년 멕시코에서 열린 지구환경 관련 국제회의 현장에서 성층권의 오존층 파괴를 밝힌 연구로 1995년 노벨화학상을 수상한 기후과학자 파울 크뤼천이 "우리는 이미 인류세를 살고 있다"고 말하면서 개념화됐다. 인류세는 말 그대로 인간의 시대다. 당시 크뤼천의 발언으로 홀로세(현세)가 아닌 우리가 이전까지 어렴풋하게만 의식했던 현상을 지칭할 표현이 됐다는 점에서, 나아가 그럼으로써 그 현상을 새롭고 더 깊이 있는 시각으로 바라보게 해주었다는 점에서 이 용어는 탁월하다. 우리는 인류세라는 용어 덕분에 인류가 지구 역사에서 새로운 단계를 열었다는 사실을 충격적으로 실감할 수 있게 됐고, 좀 더 넓은 시공간적인 관점에서 문명과 지구환경을 이해할 수 있게 됐다.

책은 제1부와 2부에서 저자는 어째서 우리가 인간의 시대를 살고 있다는 것인지, 이 시대의 특징은 무엇인지 흥미롭게 설명해 나간다. 그러면서 왜 우리가 스스로를 인간의 시대에 살아가는 존재로 인식해야 하는지 환기한다.



△마을버스, 세계를 가다=임택 지음/ 메디치미디어/ 280쪽/ 1만 5000원

"꿈이 있다면 도전하세요. 도전하는 사람에게는 오늘이 가장 젊은 날입니다."

쉰 전까지 오로지 가족을 위해 '일벌레'로 살아온 저자에겐 꿈이 있다. 누구나 그렇겠지만 또 다른 삶을 살아보고 싶은 게 그의 꿈. 그는 50세가 넘으면 새로운 삶에 도전해보고 싶다고 오래전부터 가족들을 설득해왔다. 그가 꿈꿔온 제2의 인생은 바로 여행작가로 살아보는 것이다. 마침내 은퇴를 앞두고 저자는 폐차를 6개월 앞둔 중고 마을버스를 하나 구입한다. 이름도 지어줬다. '은수'다. 그는 마을버스인 은수를 개조해 먹고 자는 문제를 해결해가며 세계일주를 하겠다는 목표를 세웠으나, 여행 전부터 헤쳐나가야 할 일이 한두 가지가 아니다. 여행을 준비하는 과정에서부터 48개 나라를 여행하는 677일 내내 이들의 버라이어티한 여행기는 한순간도 평탄하게 넘어가는 법이 없다. 그러나 용기 있는 도전이 즐거운 인생을 만드는 법. 수시로 마주하는 시련과 고비를 하나씩 넘을 때마다 이들은 어느새 자신의 한계를 극복해내는 법을 배우고 있었다.

은수는 평생 서울의 종로 12번 마을버스로 살면서 시속 60㎞ 이상 달려본 적이 없다. 국내의 모든 마을버스는 60㎞ 이상 속도를 내지 못하도록 설계됐다. 그는 은수의 속도 제한 장치를 푼다. 저자의 여행에서 가장 스펙터클한 장면은 남미 칠레에서 은수가 시속 120㎞의 속도를 내며 대형차를 추월한 사건이다. 저자는 이 사건이야말로 이 여행이 시작된 이유라면서, 한계를 정해놓고 미리부터 포기하는 모든 이들에게 도전하는 삶이 얼마나 가치 있는지를 생생한 사례로 보여준다.

실제로 이 책의 많은 에피소드를 통해 여행에서든 삶에서든 위기를 극복해 내는 순간 그 도전(꿈)이 더욱 빛난다는 사실을 확인할 수 있다. 대부분 이런 도전을 꿈꾸지만 꿈으로만 끝나는 것을 넘어선 이의 우여곡절 많은 행적을 엿볼 수 있는 책이다.



△하지만 우리가 틀렸다면=척 클로스터먼 지음/ 윤태경 옮김/ 위즈덤하우스/ 344쪽/ 1만 7000원

우리 시대의 위대한 작가 또는 예술가는 과연 누구일까? 우리는 중력과 시간을 제대로 알고 있을까? 우리는 민주주의를 과대평가하고 있지는 않을까? 지금의 지식은 과연 언제까지 지속될 수 있을까? 우리가 확신하고 있는 것은 영원히 바뀌지 않을 진리일까? 현재 우리가 진실이라고 믿고 있는 것이 사실은 틀렸다면, 우리는 어떤 관점으로 지금의 세상을 바라봐야 할까. 이 책은 현대를 살고 있는 우리가 별 의심 없이 믿고 있는 모든 상식을 뒤집는 기발한 질문을 던진다.

상식은 세상의 흐름과 연결된다. 과거엔 인정받지 못했던 상식과 진리가 현대에 다시 조명된 것처럼, 지금 우리가 간과하고 있는 상식과 진리가 후대에는 어떻게 인정받을 수 있을지 아무도 예측할 수 없다. 과거를 바라보듯 현대를 생각하는 시도를 통해 지금은 알 수 없지만, 어쩌면 그럴듯한 미래의 진실에 좀더 가까워질 수 있을 것이다.

우리가 한 치의 의심 없이 사실이라고 믿고 있는 세상의 통념이 만약 틀렸다고 질문한다면, 대부분 질문에 대한 답을 내놓지 못하거나 엉뚱하고 무모한 발상이라고 웃어넘길 것이다. 하지만 상식적인 통념이 훗날 틀렸다고 증명될 가능성에 주목하지 않는다면, 우리는 지금의 세상을 제대로 이해하지 못할 것이다. 저자는 대중문화·문학·음악·과학·정치·스포츠·미디어·윤리 등 현대를 구성하는 모든 분야의 통념이 '틀렸다'고 가정한다. 그리고 과거를 바라보듯 후대인의 눈으로 현재를 고찰하는 한편 미래를 예측한다.

이 책은 '순진한' 현실주의를 경계하고, 우리가 무엇을 모르는지, 무엇을 궁극적으로 알게 될지, 무엇이 진실일지 추측하기 힘든 현재를 고찰해볼 수 있는 기회와 시간을 제공한다.



△시간과 공간이 정지하는 방=이외수 지음/ 정태련 그림/ 해냄/ 240쪽/ 1만 5000원

"자기가 좋아하는 꽃이 영원토록 색깔도 변하지 않고 시들어 떨어지지도 않기를 바라는 사람들이 있다. 물론 그 마음을 이해할 수는 있다. 하지만 그 바람이 꽃에게도 좋은 바람일까. 꽃은 시들어 떨어져야 열매를 맺을 수 있고 열매를 맺어야 꽃의 사명을 다할 수 있다. 진실로 사랑한다는 것은 자신이 사랑하는 대상의 입장을 이해한다는 것이다.(7장 기다림 속 희망 중)

소설가 이외수가 쓰고 화가 정태련이 그린 신작 산문집이 출간됐다. 30여 년이 넘도록 나이를 초월해 우정을 나누고 있는 두 작가는 '하악하악', '절대강자' 등을 출간해 150만 부 이상의 판매고를 올렸다. 두 작가가 여덟 번째로 함께 만들 이 책에는 험난한 인생을 사랑으로 버텨내리라는 다부진 메시지가 담겨있다.

외수 작가가 매일의 일과를 보내며 집필한 원고는 정태련 화백이 1년여 동안 그려낸 그림 73점과 어우러졌다. 책은 위안과 안식의 길을 안내하는 지침서와도 같다. 작가가 직접 고백하는 어린 시절 에피소드부터 현재의 모습에 이르기까지 모두 7장으로 구성돼 다양한 이야기를 담아냈다.

사회적 격변의 시대를 통과해 개인적인 고민이 점차 커져 가는 이때, 이 책은 '시간과 공간이 정지하는' 나만의 방으로 찾아갈 수 있도록 도와준다. 그리하여 삶에 대한 고민으로 지친 이들이 자신에 대해 생각해 보는 시간을 마련케 해줌으로써 위안과 안식으로의 길을 열어줄 것이다.



△상처 없는 영혼=공지영 지음/ 해냄출판사/284쪽/ 1만 4000원

'봉순이 언니', '우리들의 행복한 시간', '도가니', '네가 어떤 삶을 살든 나는 너를 응원할 것이다' 등 수 많은 베스트 셀러를 써 내려간 공지영 작가가 생애 처음으로 산문집 '상처 없는 영혼'이 새로운 편집과 장정으로 개정 출간했다. 1996년 초판 발간 이후 2006년과 2010년 각기 출판사를 달리 해 재출간 되며 출간 20년이 넘도록 꾸준히 사랑받고 있다.

그녀의 산문집은 작가로서 거침없는 성공의 길을 달리기 시작한 시기에 개인적으로는 힘겨운 일들을 건너면서 30대 초반에 쓴 고통과 방황의 기록이자, 그와 같은 시련의 강을 건너고 있는 청춘들에게 보내는 위로와 공감의 메시지다. 편지 형식을 빌려 쓴 이 책은 전체 5장으로 나뉘어 있으며, 여행에서 쓴 글과 작가 개인의 기억, 후배들에게 보내는 글 등으로 구성돼 있다.

1장과 2장은 작가가 낯선 이국땅으로 떠나 온전히 혼자인 채 자신의 지난 시간을 돌아보고 내면의 상처와 마주하며 느끼는 감정들을 솔직히 드러낸다. 상처는 누구도 피할 수 없고 또 그 시간은 누구나 건너가야 하는 것이지만, 또 한편으로 자신에게만 유독 가혹하게만 느껴지기도 하는 것 같다는 생각을 거쳐, 결국 작가는 '나 자신에 대한 기다림', '고통들이 시간과 함께 익어 향기로운 술이 될 때까지 기다리는 일'을 통해 그 시간을 견디고 앞으로 나아갈 수 있음을 깨닫는다. 3장에서는 유년의 시절과 지난 시절에 대한 소소한 추억을, 4장은 이 땅에서 여성으로 사는 일에 대한 여러 경험과 여성문제에 대한 비판적 성찰이 담겨 있다. 5장에는 문학과 글쓰기에 대한 자신의 생각을 담담하게 밝히고 있다. 강은선·김달호 기자







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첨부사진3휴먼에이지
첨부사진4시간과 공간이 정지하는 방
첨부사진5상처 없는 영혼